科技 정책 강화… 黨·政 담당자 세대교체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당.정.학계의 과학 담당 고위간부를 대거 교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18일 "이광호 과학원장이 지난 4월 노동당 과학교육부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신임 과학원장에는 내각의 변영립 교육상이, 후임 교육상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의 김용진 박사가 각각 임명됐음이 북한 언론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인사에선 10년 만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과학교육부장이 교체되면서 학계 인사인 이광호가 발탁된 것이 주목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광호 노동당 과학교육부장은 1997년 과학원장에 등용된 후 99년 1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과학원 현지 지도를 영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인물이다. 이후 2001년 金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수행하는 등 측근 인물로 급부상했다.

김용진 교육상은 김일성종합대학 수학역학부 실장을 지냈고, 김일성종합대학 출판사 부주필을 역임한 경력 이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92년 박사학위를 받은 자연과학 분야의 학자로 전해진다.

99년 교육상에 임명된 뒤 4년 만에 친정격인 과학원으로 돌아간 변영립 과학원장은 북한 내에서 '과학자 부부'로 유명한 인물. 부인인 윤희순 과학원 연구사와 함께 오랫동안 과학원에서 활동했던 그는 80년대에 이미 정무원(현 내각) 교육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통해 과학 중심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과학.교육계를 관장하는 최고 실세인 노동당 과학교육부장에 과학원장 출신을 전격 등용한 것은 올해부터 추진되는 제2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신기술 등 과학기술 발전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창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