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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열기 가득한 벽초지문화수목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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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지문화수목원은 다음달 1일까지 ‘향기로 물들다!’를 주제로 국화 축제를 연다. 사진은 지난해 국화 축제에서 피어난 형형색색의 국화. [사진 벽초지문화수목원]

드라마 ‘용팔이’에서 남녀 주인공이 마주한 하트 모양의 연잎,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에서 주인공이 결혼식을 올리며 사랑의 결실을 맺은 드넓은 잔디밭…. 최근 인기 드라마의 작품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곳은 바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벽초지문화수목원이다. 지난 6일부터 국화 축제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는 이곳 입구부터 국화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형형색색 100만 송이 국화 감상 온 가족 즐거운 행사 체험

"하트 모양 연잎, 넓은 잔디밭서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스핀스톤 분수대, 연못도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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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살배기 어린이들이 6일 벽초지문화수목원 국화 축제에서 국화를 보며 신기해하고 있다.

“쩐쨍임(선생님)~ 이거 뭐예요?” 두 살배기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국화로 만든 사슴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이 다음달 1일까지 개최하는 ‘향기로 물들다!’란 국화 축제의 현장이다. 축제의 주제처럼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곳곳에 피어난 100만 송이 국화의 향기로 가득하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마주하는 ‘빛솔원’과 ‘퀸스가든’ 일대에선 국화를 활용한 에펠탑·하프·아치 같은 기획 작품과 백조·사슴·기린·나비 모양의 다양한 조형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란 국화처럼 노란 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줄지어 ‘오색길’을 걷는다. 국화와 풀잎으로 길 양옆을 장식한 이 길을 걸으면 마치 ‘꽃 의장대’의 보위를 받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거대한 성문 너머엔 유럽풍 정원
오색길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오른쪽에 거대한 성문이 웅장함을 드러낸다. 이 성문을 지나면 동화 속 한 페이지를 넘긴 듯 새로운 장면이 펼쳐진다. 비너스상 같은 유럽 스타일의 하얀 조각 작품들이 위용을 드러내는 ‘제우스가든’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마치 거인의 체스를 보듯 초대형 체스 장식물 ‘체스가든’을 지나면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핀스톤 분수대’에 다다른다. 물이 흘러나오는 분수대 가운데 9t에 달하는 동그란 돌이 있는데, 수압으로 빙그르르 돌아간다. 무거운 돌이 돌아가는 모습에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발길을 멈추고 구경에 삼매경이다.
   맞은편 연못도 특이하다. 물 위에서 뽀얀 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워터가든’인데 드라마 촬영 배경으로도 유명할 만큼 몽환적이다.
   거대한 새장 같은 ‘채플돔’을 지나자 자작 나무 숲 사이로 비눗방울이 뽕뽕 올라온다. 한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버블 놀이와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인근에선 아이들이 고구마를 한 아름씩 캔다. 가을에 진행하는 고구마 캐기 체험이다. 김지은(초4)어린이는 “밭에서 고구마를 캐내는 걸 처음해봤는데 쑥 뽑아올리는 게 참 재미있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무료로 인형 탈과 사진을 찍거나 페이스 페인팅을 즐길 수 있다. 자연체험 학습장에서는 유료로 도자기 만들기, 도자기 접시 핸드 페인팅, 토분 페인팅 후 식물 심기, 고구마 캐기, 버블 놀이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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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연못 둘러싼 한국식 정원
꽃향기 가득한 ‘허브가든’과 중앙분수대를 지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국식 정원이 펼쳐진다. 정자 ‘파련정’이 고요하게 연못을 지키고 있는데, 이 연못이 벽초지(碧草池)다. 이름 그대로 푸른 풀과 연못이 가득하다. 벽초지 연못 위로 난 두 개의 다리를 걸어 들어가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다. 한국식 정원 왼편은 사색·힐링의 공간이다. 고요하고 한적한 숲길이 펼쳐진다. 부부 또는 아이와 함께 온 부모가 힐링을 즐기기 위해 찾는 인기 장소 중 한 곳이다. 아이에겐 드넓은 잔디밭인 ‘헤븐스 스퀘어’가 인기있다. 사방이 나무와 연못으로 둘러싸인 잔디밭을 운동장 삼아 마음껏 뛰놀 수 있다. 이 잔디밭의 주변 길을 쭉 따라 천천히 걷는 것도 추천한다. 사방을 둘러싼 국화와 주변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 속에서 복잡한 생각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리하기 좋은 코스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허현아씨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100만 송이 국화를 가까이에서 느끼며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 함께 왔는데 아이들이 신이 나 보람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용팔이’의 촬영 장소를 보러 왔다는 한 중국인은 “출국을 네 시간 앞두고 찾아왔다”며 “배우를 보지 못해 아쉽지만 드라마 배경을 직접 볼 수 있어만족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벽초지문화수목원은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자연예술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약 13만m²의 면적에서 전국 각지의 소나무와 1400여 종의 식물을 심어 사계절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능수버들과 수양버들이 시원하게 늘어선 연못, 교목으로 둘러싸인 시원하고 넓은 잔디밭, 봄부터 가을까지 화려함을 자랑하는 정원이 매력이다. 양정희 홍보팀장은 “수목원을 알록달록한 캔버스로 바꾸는 다양한 색과 모양의 국화꽃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가족 풍경화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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