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 공사비' 떠안을 판…LA 렌트 부담 더 커진다

미주중앙

입력

LA에서 렌트 사는 주민들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렌트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지진 대비 보강 공사 비용까지 부담해야될 가능성이 커졌다. 월 렌트비에 약 40달러가 더 추가될 수 있다.

LA시의회 산하 주택위원회는 7일 지진 취약 건물의 보강 공사 의무 조례안을 승인했다. 이 안은 9일 LA 시의회 전체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으로 만약 통과되면 LA지역의 목조건물 1만3500동, 콘크리트건물 1500동이 의무 내진 설계 공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문제는 적게는 10만 달러, 많게는 100만 달러로 예상되는 공사 비용을 건물주와 세입자가 공동 부담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보강 공사 비용 부담에 따라 앞으로 5~10년 동안 아파트 렌트비가 월 38달러까지 인상된다. 현재 LA지역 방 1개짜리 아파트의 평균 렌트비는 월 2100달러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한인 세입자들의 반응은 찬반으로 갈리고 있다.

LA한인타운에 사는 제니퍼 이씨는 "방 2개짜리 아파트 월세로 2500달러를 내고 있고 매년 렌트비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내진 공사 비용까지 세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마이크 윤씨는 "렌트비가 오르는 건 부담이지만 빅원(대지진) 가능성이 큰 만큼 공사를 통해 더 안전해질 수 있다면 그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파트 소유주들은 조례안 추진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말을 아끼는 입장이다.

LA아파트소유주협회의 최성윤 이사는 "개인적으로는 걱정이 많다. 아직까지 확정된 것 없이 말만 많아 더 그렇다"며 "아파트 소유주라고 해서 자금을 비축해 놓고 있는 것도 아니고 감세나 공사비 보조 등 정부 지원도 제한적일 것이다. 게다가 세입자의 반발도 뻔하기 때문에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가주 의회는 내진 공사를 한 건물주에게 세금을 30% 감면해주는 법안을 이미 통과시켰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11일까지 이 법안에 서명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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