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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SK 정의윤, 고개숙인 4번타자

중앙일보

입력

스물 아홉살 동갑내기 4번타자 박병호(넥센)와 정의윤(SK)은 고개를 숙였다.

7일 열린 넥센과 SK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박병호와 정의윤은 나란히 4번타자로 출전했다. 둘의 대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대의 관심사였다. 둘은 지난 2005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동기생이다. LG의 미래로 손꼽혔지만, 다른 유니폼을 입고 나서 잠재력이 폭발했다. 박병호는 지난 2011년 넥센으로 옮긴 후,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이 됐다. 정의윤은 지난 7월 SK로 트레이드 된 후, 59경기에서 14홈런·44타점에 장타율 0.617을 기록하며 4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입단 동기생에서 반드시 꺾어야 하는 적이 된 사이. 둘은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정의윤은 한국 최고의 타자인 박병호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우습다. 팀이 이기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박병호는 "2005년 입단 동기인 의윤이와 친하게 지냈는데 가을야구에서 4번타자 맞대결을 하게 됐다. 둘 다 잘하고 승리는 우리 팀이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둘 다 4번타자로서는 부진했다. 정의윤은 5타수 1안타 1몸에맞는볼 2삼진, 박병호는 3타수 2볼넷 2삼진을 기록했다. 정의윤은 2회 첫 타석에서는 몸에맞는볼로 출루했고, 4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6회에는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이 됐다. 8회는 세 번째 넥센 투수 조상우를 상대로 뜬공으로 물러났다.10회에도 삼진을 당했다. 박병호는 SK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1회는 볼넷으로 걸어나갔지만, 3회 뜬공으로 아웃됐다. 6회, 7회에는 바뀐 투수 켈리에게 삼진을 당했다. 10회는 볼넷을 기록하고 나갔지만 도루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였다. 3-3으로 맞선 11회 초 2사 SK는 주자 1,3루에서 포일로 3루주자 나주환이 홈을 밟아 4-3으로 역전했다. 넥센 투수 한현희는 동점이 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정의윤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가 됐다. 다행히 브라운을 삼진을 잡아 위기를 모면했다. 넥센은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했다. 11회 말 1사에서 김민성이 2루타를 치고 나갔고, 스나이더가 2루타 적시타를 때려 4-4 동점이 됐다. 그리고 2사 주자 만루 기회까지 이어졌다. 타석에 들어선 넥센 윤석민은 SK 7번째 투수 박정배를 상대로 뜬공을 쳤지만 상대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넥센이 5-4로 이겼다.

목동=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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