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실책으로 끝난 4시간38분 혈투 … 넥센이 웃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기사 이미지

프로야구 최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실책 하나로 승부가 판가름났다. 4-4로 맞선 연장 11회 2사 만루에서 내야 뜬 공을 때린 윤석민(가운데)이 동료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고 있다. [김진경 기자]

기사 이미지

넥센 박병호와 SK 정의윤의 거포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두 팀의 대결. 승부는 작은 싸움에서 갈렸다. 프로야구 최초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역전을 거듭하는 4시간38분의 혈투 끝에 넥센의 재역전승으로 끝났다.

기사 이미지

스나이더

 넥센은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SK를 5-4로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4위 넥센은 5위 SK와의 대결에서 먼저 1승을 안고 시작했고, 이 덕분에 1차전 승리만으로 SK를 떨어뜨렸다. 넥센은 10일부터 정규시즌 3위 두산과 5판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넥센 5 - 4 SK
넥센, 10일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넥센은 3-3이던 11회 초 매끄럽지 못한 내야 수비와 포수 박동원의 패스트볼로 1점을 내줬다. 2사 만루 위기에서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게 역전의 가능성을 만들었다. 넥센은 11회 말 1사에서 김민성의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스나이더가 SK 마무리 정우람으로부터 동점 2루타를 날렸다. 4-4 동점.

기사 이미지

윤석민의 타구를 놓친 SK 김성현. [뉴시스]

 정우람이 물러나고 SK 윤길현이 등판해 두 타자를 상대했고, 2사 1·2루에서 신재웅이 올라왔다. 신재웅은 서건창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이어 박정배가 등판했다. SK는 11회 말에만 투수 4명을 투입하는 총력전을 폈다.

 박정배는 2사 만루의 압박감을 잘 이겨냈다.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윤석민이 때린 타구는 내야 높이 떠올랐다. SK 유격수 김성현이 쉬운 타구를 따라가 잡는 듯 했지만 긴장한 탓인지 이 공을 놓치고 말았다. 그걸로 승부는 끝이었다. 동점타와 결승 득점을 기록한 스나이더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초반 흐름은 넥센이 잡았다. 넥센은 1회 말 1사 후 SK 선발 김광현으로부터 3연속 볼넷을 얻었다. 만루 기회에서 넥센 5번 유한준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첫 타점을 올렸다. 김민성이 볼넷을 얻어 다시 만루가 됐으나 7번 박헌도가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제구 난조에 시달렸던 김광현이 1회를 1실점으로 막은 건 SK로서는 행운이었다. 1회에만 투구수 31개를 기록한 김광현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좋은 피칭을 했다.

 SK는 4회까지 넥센 선발 밴헤켄으로부터 안타를 하나도 때리지 못했지만 5회 초 선두타자 브라운이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박정권의 2루타, 나주환의 3루타를 묶어 SK는 3-1로 역전했다.

기사 이미지

 6회 말이 시작되자 김용희 SK 감독은 김광현을 내리고 또 다른 선발투수 켈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켈리의 빠른 공에 막혔던 넥센 타선은 7회 말 1사 1루에서 고종욱의 3루타와 이택근의 1루 땅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결국 불펜 대결로 넘어갔다. 넥센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7회 초 2사에 투입했다. 손승락은 김강민을 외야 플라이로 잡고 8회 초 조상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셋업맨이었던 조상우는 최고 시속 154㎞의 강속구로 SK 타선을 압도했다. 연장 10회 초까지 3이닝 동안 1피안타·무실점으로 막았다. 결국 조상우가 오래 버텨준 넥센이 행운의 승리를 거두고 가을야구를 계속하게 됐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양팀 감독의 말

기사 이미지

◆염경엽 넥센 감독

다음 경기를 감안하면 한 경기로 끝내야만 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1회 김광현이 흔들렸을 때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해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고종욱이 7회 2볼에서 과감하게 타격을 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조상우가 3이닝을 잘 막아줬다.

기사 이미지

◆김용희 SK 감독

역전한 뒤 동점을 내준 것, 연장에서 먼저 점수를 내고 역전당한 것이 아쉽다. 투수 교체를 빠르게 가져갔는데 결과가 나빴다. 김광현은 투구수(88개)를 감안해 6회에 올리지 않았다. 연장 11회 말 김민성에게 2루타를 맞은 게 가장 뼈아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