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9개월 연속 감소 … 내수는 서서히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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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는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6일 발간한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서다.

KDI “세계 경제 신흥국

 KDI는 수출 부진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감소가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부진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9월 수출액은 435억1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8.3% 줄었다. 올 1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이 부진하자 광공업도 회복이 더디다. 8월 광공업생산은 전년대비 0.3% 증가에 머물렀다. 그마저도 지난해 8월 자동차 회사 파업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어든 것을 감안한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8월 광공업생산은 0.3% 줄어든다. 8월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4.3%로 지난해 평균치(76.1%)에 못 미친다.

 수출에 비해 그나마 내수는 회복세다. 민간소비 관련 지표가 개선됐다.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 늘어났고 전달과 비교해도 1.9% 증가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보다 1포인트 높은 103을 나타내 소비심리도 점차 호전되는 모습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8월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전년 동월대비 2.1% 늘었다. KDI는 “소매판매가 증가하고 서비스업 생산도 예년 수준을 유지하며 민간소비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충격으로부터 벗어나 완만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에 대해 KDI는 “성장세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둔화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 등으로 하방위험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경제에 대해 “내수지표가 부진하고 수출도 전월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 전문가도 KDI와 마찬가지로 해외 경기 침체에 따른 한국의 수출 부진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한국의 수출이 내년에도 회복되기 어렵다”며 “수출이 부진하면 한국 경제는 저성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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