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농어촌 의석 감소 막아야 … 필요하면 김무성과 담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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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얼굴) 대표가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문제를 여야 대표 담판을 통해 해결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선거구획정 난항, 시한 1주일 남아

 문 대표는 5일 기자들과 만나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농어촌 지역 의석이 줄어드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복안을 갖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해보고 필요하다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만나 담판짓겠다”고 했다. 이날 세계한인회장 대회에서 만난 김 대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문 대표는 또 “인구편차 때문에 농어촌 의석수를 줄이고 수도권 의석을 늘린다면 앞으로도 (농촌 인구 감소를 감안할 때) 그런 현상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국가균형발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선거구획정 문제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또 다른 정국의 불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가 선거구 수를 현재와 같은 246개로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긴 했지만 농어촌 지역구 문제로 진도를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인구편차(최대 지역구와 최소 지역구가 2대 1)에 맞게 조정한 결과 줄어드는 농어촌 지역구 수는 총 9곳이다. ▶영남 3곳(경북 2+경남 1) ▶호남 5곳(전남 2+전북 2+광주 1) ▶강원 1곳 등이다.

 거꾸로 수도권 선거구가 9곳 늘어난다. 서울은 중구가 성동구로 통폐합되고 강남·강서구가 한 곳씩 늘어나면서 결과적으로 1곳이 늘어나게 됐다. 인천도 1곳(연수구) 증가한다. 경기는 수원이 4개 지역구에서 5개로 한 곳 늘어나는 등 총 7곳의 지역구가 더 생긴다.

 그 결과 수도권 편중이 우려되자 획정위는 2곳을 농어촌에 배려하기로 했다. 2곳은 의원 1명당 인구수 기준에 따라 강원·경북에 1곳씩 배려하기로 했는데, 야당 입장을 대변한 일부 획정위원이 호남 1석을 배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선거구 획정 문제를 놓고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간 ‘2+2 회동’도 열렸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농어촌 의석수 축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 정개특위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강구하도록 한다”는 원론적 수준의 합의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표가 다시 대표 담판 카드를 꺼냈다. 획정위의 획정안 제출 법정시한은 13일 이다. 문 대표는 호남 농어촌 지역구를 지켜내라는 당내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2일 전남·북 지역 의원 10명이 문 대표에게 “농어촌 지역구 의석이 줄어선 안 된다”고 요구한 적도 있다.

김형구·위문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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