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어느 공무원의 두 얼굴, 사무실엔 음란물과 콘돔, 가짜 상이군인증 발급해 보조금챙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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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열심히 하던 공무원인 줄만 알았다. 야근을 밥먹듯 하고 겉으로 보기엔 소박해보였던 이 남성은 23년간 조용히 자기 일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두 얼굴의 사나이'였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거액의 비자금과 음란물, 콘돔까지 발견됐다. 심지어 가짜 상이군인증까지 발급받아 상이군인 보조금도 수령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후난(湖南)성 레이양(?陽)시에서 예산 편성 업무 등을 맡아 일하던 뤄차이양(羅才洋)부주임이 최근 쌍규처분을 받았다고 4일 중국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쌍규처분은 국가의 공적인 사법행위가 아닌 공산당의 자체적인 조사행위다. 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가 잘못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당원을 지정한 곳에서 지정된 시간동안 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뤄는 재임기간 중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돈을 긁어 모았다. 그가 수뢰한 돈이 44만5000위안(8300만원)에 달했다. 2003년 이래로 그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이권을 청하는 이들에게 돈을 받았다.

적게는 1인당 1000위안에서 많게는 8만 위안(1500만원)까지 수령액도 다양했다. 주로 부동산 개발권이나 광산채굴권 등 영리활동을 둘러싼 권리를 판 것이다.

그는 다른 이들에게는 '일 벌레'라는 이미지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매일 야근을 하고 생활도 소박하게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저속한 성품의 이중인격자였다고 주위 사람들은 전했다.

여성들과 성 관계를 맺고 이들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기도 했다. 2004~2015년간 그는 2명의 여성과 관계를 맺었는데 이 중 1명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사업문제도 해결해줬다.

그의 사무실에서는 다량의 음란물 CD와 콘돔까지 발견됐다. 무엇보다 중국 네티즌들을 분노케 한 것은 그가 가짜 상이군인증을 발급받아 상이군인에게 주어지는 보조금을 받아 챙겼다는 점이다. 그는 이번 적발로 당적을 박탈당하고 공직에서도 면직됐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사진 웨이보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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