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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킹', 우려와 기회를 동시 안기며 끝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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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홍철의 1년도 되지 않은 복귀는 우려와 기회를 동시에 낳았다.

그의 복귀 자체가 못마땅했던 시청자들에겐 불편했지만 '잉여'들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겐 조금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노홍철은 27일과 28일 방송된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지난해 음주운전 논란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돌아왔다. 잡음과 구설이 끊이지 않았던 복귀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노홍철과 프리랜서 여행 작가 태원준·스트리트 아티스트 료니·신인배우 송원석·대학생 이동욱 등 20~30대 청춘 4명이 최소 생계비와 각자 생산 활동을 통해 자급자족하며 20일간 유럽을 여행하는 포맷.

출발부터 말이 많았던 저기 모인 저 사람들이 정말 잉여인지. 노홍철을 시작으로 직업이 있는 사람이 셋. 특히 송원석은 이민호와 한솥밥을 먹을 정도로 유명한 소속사 식구다. '잉여'와는 동 떨어진 이들의 여행기가 좋아 보일리 없었다.

이날 방송에서 노홍철은 일행 중 막내 이동욱을 패러글라이딩 시켜주고 돈이 다 떨어져 일자리를 구하려 스위스 인터라켄 시내를 헤맸다. 그러던 중 길거리에서 우연찮게 유해진을 마주쳐 반갑게 인사를 나누게 됐다.

노홍철은 급한 마음에 유해진에게 "일 시킬 것 없냐"고 물어 웃음을 자아냈다. 유해진은 "가벼운 차림으로 스위스에 홀로 트래킹을 왔다"고 밝혔다.

갈등도 있고 화해도 있었다. 노홍철과 일행은 스위스 민박집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잠만 자도 미안한데 먹을 음식까지 푸짐하게 제공받게 돼 일행은 예상치 못한 갈등에 휩싸였다.

생산적으로 일을 돕지 않고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이동욱은 "솔직히 기분이 정말 나쁘다. 최선을 다하는 건 맞는데 지금까지 경제활동을 나만 한 게 없었다"고 자기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못 했음을 표현했다.

노홍철은 "나도 너랑 똑같이 생각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해 동료들 일을 돕겠다고 생각했다. 너는 총무를 했다. 돈을 갖고 있는 자체가 스트레스잖냐. 안 보이는 데서 설거지하고 테이블 다 치운 걸 봤다"며 위로했고 갈등을 해결했다.

고민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20일의 유럽여행은 이틀로 끝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정규편성으로 갈 수 있을 지 지켜봐야한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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