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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한국인 사업가 괴한 총에 숨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60대 한국인 남성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올해 들어 7번째 피살 사건이며, 한국인 피해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외교부는 “현지시간으로 17일 낮 12시 필리핀 앙헬레스의 한 건물 사무실에서 한국인 남성이 괴한이 쏜 총 다섯 발을 맞고 사망했다”고 밝혔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현지 교민 등에 따르면 숨진 남성은 박모(61)씨로, 앙헬레스 시내의 한 건물 2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괴한의 총을 맞았다. 괴한 1명이 사무실에 들어와 영어로 박씨가 누구인지 물은 후 손을 든 박씨에게 곧장 5발의 총을 쐈다고 한다. 이 괴한은 건물 밖에 대기하던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박씨는 필리핀 내에서 호텔 등을 운영해 온 사업가라고 한다. 박씨가 총격을 당한 건물도 얼마 전 박씨가 사들여 증축 공사를 하던 곳이다. 현지 교민 커뮤니티에는 “사무실엔 필리핀 직원 및 다른 직원이 있었는데 피해자만 쐈다. 원한 청부 살인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필리핀에서 치안영사를 지낸 박외병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필리핀에선 사업 중 생긴 분쟁 등으로 인해 동업자에 의한 청부살인이나 납치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며 “100만~200만원만 주면 청부살인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 당국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도 담당영사를 현장에 파견하는 등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필리핀에선 올 들어 한국인 교민 피살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9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1시간20분 거리에 있는 카비테주 실랑마을의 한 가정집에선 나모(61)씨와 부인 김모(60)씨가 괴한의 총에 맞고 숨졌다. 나씨 부부는 필리핀 은퇴이민자였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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