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당국자, 아베 측근 망언에 "무지, 오만의 소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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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 총재 특보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한국을 향해 내뱉은 망언에 대해 정부가 16일 “무지와 오만의 소치”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은 반 총장의 중국 9·3 전승절 행사 참석을 두고 “(한국이)유엔 사무총장을 맡을 수 있는 만큼의 나라는 아니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알아본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니혼게자이 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정당 관계자의 부적절한 발언에 정부가 일일이 대응할 가치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집권 여당 총재 특보라는 자리에 있는 인사가 유엔 아보리와 총회를 거쳐 일본을 포함한 유엔 전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선출한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한국과 연관시켜 왈가왈부했다면, 이는 무지와 오만의 소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 반 총장의 항일 승전 70주년 기념식 참석에 대해 계속 ‘딴죽’을 걸어왔다. 유엔이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아베 총리까지 나서 유엔 사무총장이 특정 과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행태가 도를 넘자 반 총장도 정면 대응했다. 반 총장은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유엔은 중립(neutral) 기구가 아니라 공정·공평한 기구(impartial body)”라고 말했다. 또 “역사에서 배우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시점에서 내가 중국을 찾게 된 가장 주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유엔은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기해 전세계에서 열리는 행사에 고위급 인사들을 보내 최대한 동참하고 있다. 반 총장은 중국 뿐 아니라 5월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도 참석했다. 일본 히로시마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지 70년을 맞은 지난달 6일 히로시마공원에서 열린 위령식에도 핵무기 감축 문제를 감축하는 김원수 유엔 군축 고위대표가 참석해 반 총장의 메시지를 대독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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