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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많은 퇴직자들 낯선 환경서 더 유연 기회 되면 해외 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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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중장년 채용한마당’을 찾은 50~60대 퇴직자 상당수가 해외 취업에 관심을 나타냈다. [오종택 기자]

해외 취업에 대한 퇴직자들의 관심은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중장년 채용한마당에서도 나타났다. 이른 시간부터 몰려든 50~60대 퇴직자들은 채용 공고 게시판에 나온 내용을 쉴 새 없이 메모하거나 상담 부스를 방문해 적극적으로 구직 상담을 벌였다. 서울에 사는 정모(61)씨는 “금전적 보상도 물론 중요하지만 ‘보람’을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라면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0~60대 세대는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할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어려움이 많은 해외 생활은 오히려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퇴직자들이 젊은 세대보다 더 유연하게 해낼 수 있다. 기회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외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57세의 나이로 정년퇴직을 한 이모(58)씨는 국내보다 해외 재취업을 더 선호했다. 퇴직 전 담수 플랜트와 관련된 일을 하며 중동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당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해외에 많다고 판단해서다. 해외에서 주재원 생활을 오래 했다는 최모(50)씨는 다른 구직자들에게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그는 “이제 성장이 한계에 달한 한국에선 생활비가 많이 들고 금리도 낮아 이자 생활도 어렵다”며 “지금 한창 고도성장하고 있는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람회에 나온 기업들은 앞으로 국내 인력의 해외 진출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SK 계열사인 유테크 솔루션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며 “앞으로 중국·동남아에 더 많은 해외지사를 세울 예정이어서 숙련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G 계열사 신성에프에이 관계자는 “중국 현지 공장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데 중국에선 첨단 기술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핵심 기술자는 한국인 숙련기술자로 채우려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교육업체 피플앤에듀 관계자는 “낯선 환경에선 위기 대응이나 유연한 대처능력이 필요해 경험과 끈기가 있는 중·장년층이 더 적합할 수 있다”고 했다.

◆특별취재팀=김동호 선임기자, 염지현·이승호 기자, 김미진 인턴 기자 hope.bantoi@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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