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줘 수리 알선받고, 수리비 부풀려 뒷돈 주고…외제차 수리 검은 커넥션 적발

중앙일보

입력

 
뒷돈을 줘 고급 외제차 수리를 알선받고, 수리비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긴 자동차 정비업체 대표와 수입차 딜러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사기 및 자동차관리법위반 혐의로 1급 자동차 정비업체 대표 이모(44)씨 등 업자 4명과 외제차 딜러 17명 등 총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수입차 전문 1급 정비업체를 운영하는 이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사고차 모집책 박모(28)씨 등 2명을 사고차 모집책으로 고용하고 차량 400여대 수리를 알선 받았다. 이들에게는 소개비 명목의 뒷돈을 챙겨줬다.

이씨는 이 400여대 차량의 수리비를 부풀려 수웍원의 부당이득을 챙겼고, 모집책들에게는 공임비용의 40%인 1억4590만원을 알선비로 지급했다. 또 모집책들은 이 돈 일부를 다시 차량을 소개해 준 외제차 딜러들에게 알선비 명목으로 건넸다.

이 과정에서 모집책 박씨와 또 다른 모집책 이모(44)씨 등은 알선비로 받은 돈 외에도 차량 유리막 코팅 시공증명서 등을 위조해 보험사에 시공비 900여만원을 허위청구하기도 했다. 박씨와 이씨에게는 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외제차 딜러들은 사고차량 수리를 공식 수리업체 대신 자신에게 돈을 준 업체에 맡길 수 있게 연결시켜주고 돈을 받았다. 딜리 중 이모(36)씨는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 올 상반기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판매왕’ 딜러였다.

경찰 관계자는 “수리비를 보험사가 지급하기 때문에 차주들은 이런 피해 사실을 알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 사건 외에도 수리비 부풀리기나 보험료 부당 청구 등의 유사 범죄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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