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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주 '동맹 수준 파트너십' 안보 협력 청사진 발표

중앙일보

입력

한국과 호주가 동맹에 버금가는 파트너십으로의 격상을 의미하는 국방·안보 협력 청사진을 발표했다.

양국은 1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회의에서 양국 장관들은 공통의 가치와 이해관계에 기초한 양국 동반자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측에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호주측에서는 줄리 비숍 외교장관과 케빈 앤드루스 국방장관이 참석했다.

양국 장관들은 ^정상회담의 정례 개최 기회 모색 ^2+2 장관회의 격년 개최에 합의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8·25 합의가 남북관계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하며, 북한이 이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역내 평화·안보를 위협하고 국제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6자회담 9·19 공동성명상의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10월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전후로 우려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핵실험은 물론,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금지하고 있다.

양국 장관들은 또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상세히 규명한 참혹한 인권문제를 해결하라”고도 촉구했다.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은 호주 대법관 출신이며, 호주는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해왔다.

함께 발표한 국방·안보 청사진에서는 국방 협력, 비확산, 경찰분야 협력, 사이버안보, 국경안보, 위기관리 및 해양안전을 포함한 지속적인 협력 방안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국방 협력 부분에서는 양자 훈련, 연합훈련의 방식도 늘리기로 했다. 양국이 상호 야전훈련에 실제 참여하고, 인도적 지원이나 재난 구호 등에 있어 양국이 함께 훈련 및 활동하는 것이다. 또 한국과 호주의 연합 대잠 훈련인 ‘해돌이-왈라비 훈련’을 격년으로 개최, 최상의 양자간 훈련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양국 뿐 아니라 미국까지 포함, 한·미·호 3자간에 실제로 국방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도 모색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과 호주는 동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가장 유사한 입장을 공유하는 몇 안 되는 국가들”이라며 “지난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의제화할 때 한국, 미국, 호주 3국이 보조를 맞춰 앞장섰던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이번 공동성명과 안보협력 청사진 발표는 양국의 관계가 동맹 수준의 파트너십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양국 장관들은 2+2 회의에 앞서 첫 일정으로 무어공원에 있는 6·25전쟁 참전비에 헌화했다. 공동성명에도 “6·25 전쟁 중 전사한 340명의 호주 장병들에게 헌사를 표하며, 유엔군으로 참전한 1만 7000여명의 호주 장병들의 공로를 평가한다. 이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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