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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브라질 국채 ‘투자부적격’ 강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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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브라질 국채가 투자 부적격 채권(정크본드)으로 강등됐다. 하이일드(고수익) 펀드가 아닌 일반 뮤추얼펀드는 사실상 브라질 채권을 사들일 수 없게 됐다. <중앙일보 8월 21일자 22면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0일(한국시간)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강등했다. 2008년 4월 이후 다시 투기 등급이 됐다. S&P는 “재정 악화와 정치적 혼란에다 예상보다 나쁜 세계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브라질 채권의 등급을 낮췄다”고 밝혔다.

 예상했던 결과다. S&P는 올 7월 29일 브라질 신용전망을 ‘중립’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이후 석 달 안에 등급이 낮아질 확률이 50% 정도라는 뜻이었다.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실제 강등이 이뤄졌다.

 S&P는 브라질 전망을 계속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브라질 등급이 앞으로 석 달 안에 또 떨어질 확률이 50% 정도인 셈이다. 그럴 수 있다. 경제성장과 재정적자 전망이 좋지 않다. S&P는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엔 -2.5%, 내년엔 -0.5% 정도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를 근거로 재정 적자는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 바람에 이날 장 초반 브라질 헤알화 대비 원화 값은 314원 선이 됐다. 사실상 역대 최저 헤알화 값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브라질 국채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2010년과 2011년에 헤알화 대비 원화 값은 670원 선이었다.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4.00%까지 올랐다(국채 값 하락). 국내 브라질 채권 투자자들에겐 이중고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국채 값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헤알화 값 하락으로 환차손까지 불어나서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국내 브라질 채권 투자 규모를 7조원 정도로 추산한다. 2010~2011년에 국내 금융회사들이 “저금리 시대 훌륭한 재테크 상품”이라며 공세적으로 팔았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오르는 금리는 10년 국채의 경우 15%를 웃돌 수 있고 헤알화당 원화 가치는 300원 선 아래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투기등급이 곧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의미하는 건 아닌 만큼 장기 투자 관점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규·정선언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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