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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 사용설명서] 입시설명회 열풍 언제까지 계속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5면

올여름은 유난히 빨리 끝난 것 같습니다. 제 기억 속의 여름들은 끝날 듯 끝날 듯 한참 동안 진을 뺀 후에야 물러가곤 했는데 올여름은 매정한 연인처럼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가을바람이 쌀쌀하게 느껴지네요. 여름 더위 속에서 잊고 지냈던 초심(初心)을 일깨우는 듯 합니다. 올해의 남은 시간들은 어떻게 하면 보람있게 지낼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계획해 봐야겠습니다.

 이번 주 커버 스토리인 입시설명회는 꽤 오랫동안 준비한 기사입니다. 기사를 쓴 전민희 기자에게 “정말 입시설명회를 꼭 가야 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학력고사 세대인 저로선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거든요. 전 기자의 답은 “중위권 이상 학생이라면 아마 그럴 것”이었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해진 입학 전형을 파악해서 자녀에게 적절한 방법을 찾아내는 건 아주 중요한 일이 됐다고 합니다. 고3 닥쳐서 입시설명회를 가는 것보다 고1 때부터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여는 입시설명회에는 틈을 내서 참석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용어를 숙지하고 있어야 나중에 당황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처음 기획할 때는 입시설명회 무용론을 펼칠 심산이었는데 취재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결국 기사의 방향도 입시설명회를 현명하게 활용하자는 쪽으로 바꾸게 됐습니다. 바람직한 현실은 아닐지 몰라도,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그러면서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학생 스스로 가고 싶은 대학을 골라 준비하면 된다. 부모의 도움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내용의 기사는 언제쯤 쓸 수 있게 될까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까지 입시를 위해 공부해야 하는 현실이라니 씁쓸할 뿐입니다.

 좋은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 8월 19일자 ‘레드스푼 5’ 화덕피자 편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던 합정동 ‘스파카나폴리’의 이영우 대표가 이달초 이탈리아에서 열린 ‘2015 나폴리 세계 피자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1등상(클래식 피자 부문)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각 분야 우승자 중 유일하게 2000점 만점을 받았다는군요. 화덕피자의 본고장인 나폴리에서 받은 최고상이라니 그 의미가 더 큰 것 같네요.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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