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념식 때 도발하면 이산가족 상봉 무산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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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0~26일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 대상자는 남ㆍ북한 각각 100명이다. 당장 오는 15일부터 남한 250명, 북한 200명 등 상봉을 원하는 이들을 선정해 생사확인 작업을 시작한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관련된 궁금증을 질의응답(Q&A)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산가족 상봉 대기자가 6만6000여명이다. 이중 100명을 어떻게 추리나.
“고령자와 직계가족이 우선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주관해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인선위원회에서 이산가족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기준을 만든 뒤 컴퓨터로 무작위 추첨한다. 고령자와 직계가족엔 가중치를 부여한다. 1차로 상봉 인원의 5배수인 500명을 뽑은 뒤 상봉의사,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200명을 최종 선정한다. 이 명단을 북한에 보내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해 상봉자 100명을 최종 선정한다."

-생사확인 의뢰대상자가 남한은 250명, 북한은 200명이다. 남한이 50명 많은 이유는.
“50명은 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가족이다. 북쪽에 납북자 및 국군포로의 생존이 확인되면 이들 50명의 신청자는 무조건 상봉단에 포함된다.”

-올해 안에 추가 상봉은 없나.
“상봉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봉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상봉대상자 중 80~90대 이상 고령자가 많아 한 겨울 상봉은 힘들다. 지금까지 전례를 보면 내년에도 빨라야 2월은 돼야 상봉행사를 열 수 있다.”

-올해 안에 추가 상봉이 힘들면 상봉인원을 늘릴 수는 없나.
“숙소 등 시설 여건상 100명 이상은 힘들다. 한 번 상봉행사를 하면 가족까지 총 500명 이상이 온다. 지난 19차 상봉 때도 남북에서 170명이 상봉했지만 동행 가족을 포함하면 813명이 상봉행사에 참여했다.”

-그렇다면 금강산에서 상봉행사를 하는 이유는 뭔가.
“2002년 4차 상봉행사 이후 지금까지 모든 상봉행사는 금강산에서 열렸다. 서울과 평양에서 할 경우 준비에만 2~3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올해 안에 상봉행사가 불가능하다. 북측이 서울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상봉하게 되면 일정은 어떻게 되나.
“상봉 하루 전 강원도 속초 숙소에 모여 통일부가 주관하는 방북 교육을 받는다. 이후 2박3일씩 1,2차로 나눠 금강산으로 간다. 통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일정은 첫째날 단체상봉을 하고, 둘째날 개별상봉·공동중·야외상봉·개별석식을 한다. 마지막 날에는 개별조식, 작별상봉, 개별중식이 있다. 잠은 따로 자야한다. 이렇다보니 2박3일 동안 상봉 행사를 해도 실제 상봉 시간은 11시간 정도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될 수도 있나.
“북한이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식 때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한다면 상봉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도 상봉이 무산된 경우가 있었다. 지난 2013년 9월에는 상봉 4일 전 북한이 일방적으로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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