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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돌고래호 선장 부인 해경 조사 "남편, 돌아온다고 했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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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저녁에 돌아온다고 전화했는데….”

돌고래호 전복 사고로 숨진 김철수(47) 선장의 부인 이모(42)씨는 8일 중앙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 전남 해남군청 2층에 마련된 돌고래호 사고 지원반에서 해경 조사를, 이후 오후 4시쯤까지는 1층 해양수산부 지원반에서 해수부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조사 직후 기자와 만난 이씨는 “남편이 걱정스러운 말투였거나 다른 말씀은 없으셨는가”라는 물음에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또 “(돌고래호가) 안전점검을 받지 않았다는 논란은 정말 억울하다. 군청에서 점검이고 검사고 받으라고 하면 온갖 일을 다 미루고 점검부터 받았다. 그런데 저런 말은 어디서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라고 말했다.

김 선장의 둘째 형 등 남성 2명과 함께 군청에 나왔던 이씨는 조사가 끝난 직후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은색 SUV 조수석에 타고 서둘러 군청을 빠져나갔다. 이씨는 다른 사망자 가족들과 달리 가족대기소인 해남군 해남읍 다목적생활체육관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 머물고 있다.

김 선장이 계획을 변경해 악천후 속에 제주 추자도 신양항에서 해남군 북평면 남성항으로 돌아가는 것에 크게 반대했다는 목격담도 이어졌다. 돌고래호가 전복되기 전, 김 선장과 여러차례 통화한 돌고래1호 정모(41) 선장은 “김 선장이 저녁에 해남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두고 부산에서 낚시꾼들을 데려온 낚시점 사장(가이드)과 승강이를 했다”고 기억했다. 가이드는 손님들 주장에 "돌아가야 겠다"고 했지만, 김 선장은 반대했다는 것이다.

추자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업주도 “5일 저녁 신양항에 정박한 돌고래호에서 낚시꾼들이 회의하는 것을 봤다. 결국 다수결로 ‘오늘 돌아가자’는 쪽으로 결정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김철수 선장은 ‘이 날씨에 배가 어떻게 나가냐’고 말하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해남=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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