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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접목, 도둑도 막아주는 방충망 … 아동복지시설 꿈나무들 지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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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윤준호 성광유니텍 대표가 1일 대전시 서구 정림원에 설치한 스마트 방범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 대표는 매달 아동복지시설 한 곳에 스마트 방범창을 무료로 설치해줄 계획이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 서구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정림원은 지난달 12일 방충망 15개를 모두 교체했다. 방충망이 낡거나 망가져서 바꾼 게 아니다. 이날 새로 설치한 방충망은 방범창 기능을 함께할 수 있는 특수 장치다. 대전시 중구 안영동에 위치한 ㈜성광유니텍이 만든 스마트 방범창(윈가드)이다. 성광유니텍 윤준호(40) 대표는 이날 직원 8명과 함께 정림원을 찾아 방충망을 무료로 교체해줬다. 15개 방충망 값은 약 400만원으로 일반 방충망의 4배 정도 된다.

 윤 대표는 오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천사보육원에도 스마트 방범창을 설치하기로 했다. 윤 대표는 “앞으로 전국의 어린이 복지시설 중 매달 한 곳씩 선정해 무료로 시공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광유니텍은 1964년 설립된 창호 전문 제조회사다. 세종대 호텔관광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윤 대표는 97년 부친(71)에게 회사를 넘겨받아 운영하고 있다. 그는 2004년 심장질환으로 쓰러진 뒤 3년간 재활치료를 하면서 몸이 아프거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틈틈이 전 직원 75명과 함께 도시락을 구입해 장애인 복지관에 전달하거나 연탄 나르기, 집 수리 봉사활동 등을 해왔다. 윤 대표는 “스마트 방범창 설치도 지금까지 해온 자원봉사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기존에 팔아오던 방충망이 찢어지거나 쉽게 창에서 떨어져 나가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자 6년 전 스마트 방범창 개발을 시작했다. 3년 전 본격 시판을 시작해 지난해에는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마트 방범창의 모양은 기존 방충망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1t 무게에도 견딜 만큼 튼튼하다. 그래서 자동으로 방범창 가능까지 한다. 빈집털이나 추락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튼튼함의 비결은 특수 제작한 망을 프레임에 고정하는 기술에 있다. 망의 철사는 스테인리스 합금이다. 굵기도 일반 방충망 철사(0.7㎜)에 비해 3배 정도 굵다. 또 프레임에서 망이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했다고 한다. 윤 대표는 “프레임과 망이 분리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능을 결합했다. 방충망은 밖에서는 열리지 않게 설계돼 있다. 방충망에 충격을 가하면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린다. 해충의 접근을 막기 위해 자체 개발한 도료도 망에 발랐다. 옻나무에서 추출한 우루시올 성분으로, 이를 바르면 특유의 향이 나 모기 등 해충을 쫓는다고 한다. 도료의 유효기간은 약 6년이다. 이경애 정림원 원장은 “스마트 방범창을 설치한 이후 혹시 모를 외부인의 무단 침입 같은 것은 걱정하지 않게 됐다”고 반겼다.

 윤 대표의 스마트 방범창은 2013년 정부가 주는 창조경제 대상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스마트 방범창에 대해 “전통 기술에 ICT 기술을 접목한 창조경제의 모범사례”라고 소개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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