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5·24 해제, 금강산 관광 선결조건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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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5·24 조치 해제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선결조건이 아니라고 밝혔다.

 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에 참여한 홍 장관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5·24 조치 해제가 금강산 관광 재개의 선결조건이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의 질문에 “선결조건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5·24 조치가 해제되지 않아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의미라서 남북이 8·25 공동보도문에서 밝힌 후속 당국회담이 주목을 받게 됐다.

 5·24 조치 해제와 관련해선 “장병 46명의 목숨을 희생시킨 천안함 폭침으로 시작된 조치이니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해제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이번 (고위급 접촉)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돼 신뢰가 쌓이고 큰 문제를 협의할 여건이 마련되면 5·24 조치를 논의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통일부가 5·24 조치에 대해 “추후 회담에서 충분히 다뤄질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에선 “너무 앞서 간다. 신중해야지, 금방이라도 5·24 조치가 해제될 것처럼 보이면 이상하다”고 지적했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홍 장관은 “현재 진행되거나 검토되고 있는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에 대해 섣불리 말하기보다 남북 간 합의 내용을 잘 이행해 나가면서 그런 조건을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국회 답변에서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천안함 사건을 거론하긴 했지만, 집중적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고위급 접촉 합의사항 중 확성기 중단의 조건으로 명시된 ‘비정상적인 사태’의 의미와 관련해 홍 장관은 “어느 것이 포함되고 안 되는지 지침이 마련된 것은 없다”며 “해당 문구의 기본적인 의미는 (목함지뢰 등) 이번 도발과 같은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상적 사태에 대해선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간 교류와 관련해 홍 장관은 “민간이 산림 문제 해결과 인도적 협력을 원하고 있어 그런 부분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공동보도문 외에 부속서류나 이행각서가 있느냐”는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의 질문에 홍 장관은 “전혀 없다”며 “오랜 대화 과정에서 합의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측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NSC 개최=청와대는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고위급 접촉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추석 이산가족 상봉 추진 방안과 일정을 당면 과제로 협의했다. 정부는 후속 조치를 우선순위에 따라 차분하게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5·24 조치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회의에서 논의된 게 없고 정부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 22일 ‘중국 외교당국자 5명이 청와대를 극비 방문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청와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김성탁·김경희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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