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아들 둔 골퍼 엘스, 자폐 아동 위한 학교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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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어니 엘스(왼쪽 둘째)와 가족들. 아들 벤을 위해 엘스는 자폐 학교를 설립했다. [사진 팜비치포스트]

“오늘은 제 꿈이 이뤄진 날입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남자골프 전 세계랭킹 1위 어니 엘스(46·남아공)는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것처럼 감격스러워 했다. 엘스는 이날 자신이 세운 자폐 아동을 위한 학교(Els Center of Excellence) 개교식에 참석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19승(메이저 4승 포함) 등 세계 투어에서 68승을 거둔 ‘황태자’ 엘스가 자폐 아동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건 아들 벤(12)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아들이 자폐아라는 사실을 공개한 엘스는 자폐 아동을 위한 단체인 ‘오티즘 스픽스(Autism Speaks)’ 로고를 캐디백에 붙이고 다니면서 자폐증 터놓기 운동을 벌였다.

 그동안 투어 상금 중 약 600만 달러(약 71억원)를 자폐 아동들을 위해 기부한 엘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8년의 준비 끝에 학교를 설립했다. 10만5218㎡(약 3만2000평) 부지에 들어선 엘스 학교에서는 정규 교과 과정과 함께 전문가의 지도로 다양한 치료가 이뤄진다. 엘스는 “자폐아 가족의 가장 큰 어려움은 아이들을 위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자폐 아동들이 교육을 통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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