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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 매우 중요 … SC은행 철수 안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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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시장은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세계 경영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 전적으로 집중할 것이다(completely committed to Korea).”

 18일 하루 일정으로 방한한 빌 윈터스(53·사진) SC그룹 신임 회장이 한국 철수설을 부인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한국SC은행의 주요 고객과 외부 관계자를 만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철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의 방한은 올 6월 피터 샌즈 전 회장의 뒤를 이어 SC그룹 영국 본사의 수장을 맡은 뒤 처음이다. 업계에선 꾸준하게 SC은행의 철수설과 함께 지방은행으로의 매각설이 제기돼 윈터스 회장이 어떤 입장을 밝히지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이날 오전 주요 고객사를 방문한 뒤 오후엔 은행 임직원 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금융당국 관계자도 잇따라 만났다.

 한국 철수설은 샌즈 전 회장이 물러난 뒤 다시 불거졌다.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한국SC은행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인 게 샌즈 전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SC그룹에게 한국 사업은 계륵(鷄肋)인 동시에 주요 사업 기반이기도 하다. 최근 투자자에게 배포한 반기보고서에 한국 사업에 대한 SC그룹의 고민이 잘 담겨 있다. 보고서에 “올해 상반기 한국 실적이 개선돼 그룹 전체에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란 내용이 실렸다.

 SC은행은 올 상반기 111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13년 상반기 이후 처음 흑자로 전환했다. 1분기 325억원, 2분기 790억원 등 성장세를 타고 있다. 자산관리·투자은행(IB) 부문과 함께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에서 순익이 늘어 실적이 향상됐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철수설·매각설 못지 않게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미 올 3월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을 일본계 금융사인 제이트러스트(JT)에 팔았다. 연말까지 SC은행 영업점을 250곳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2013년 말(343곳)보다 100개 가까이 줄어든다. 연내 지주사와 은행의 합병도 예정돼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시장에서 기업금융에 강한 SC가 국내에서는 소매금융 영업에 치중하고 있어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외환 딜링룸 운영을 확대하고, 주택담보대출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병철·염지현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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