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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 6.15% 급락, 하한가 600개 넘어 … “추가 부양 기대감 사라진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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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중국 증시가 3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8일 상하이 지수는 전날보다 6.15% 하락한 3748.1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8.5%)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600여개가 넘었다. 폭락세를 촉발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증시는 개인 투자자가 거래 주식의 80% 정도를 보유하고 있어 이들이 투매에 나선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어윈 산프트 맥쿼리 전략분석가는 “주택 시장 개선으로 추가 부양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70개 주요 도시 중 31곳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달에 비해 올랐다고 발표했다. 중국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으로 1200억 위안의 자금을 공급한 것도 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을 기대했던 시장의 실망감을 키웠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산하의 중국증권금융공사(CSFC)가 14일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줄어든 만큼 주식 매입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밝힌 것도 투자자의 불안을 자극했다. 리오리엔트 파이낸셜마켓의 스티브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큰 손 역할을 했던 증권금융공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매입을 줄인다고 나서며 두려움에 사로잡힌 투자자가 달아나 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익 실현 매물도 나온 것으로 보인다. 웨이웨이 화시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추가 조치가 없는 한 4000선은 단기적으로 뚫기 어려운 고점”이라고 말했다. 장화이동 징쿠앙자산운용의 수석 투자전략가는 “주가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에 4000~4100선에서 투자자는 차익실현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인 국유기업 개혁방안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18일 일제히 떨어졌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0.62% 하락하며 1950선까지 주저앉았고, 코스닥 지수도 3.08% 급락해 700선이 깨졌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위안화 추가 절하는 없었지만 지난주 절하로 경기 부진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회피 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금리 인상에 중국 경기 부진이 겹쳐 외국인이 돌아올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도 이날 0.32% 내린 20554.47에 장을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모두 하락세로 출발했다.

하현옥·정선언 기자 hyuno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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