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보증수표' 경부축 주거벨트 다시 뜬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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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기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1번지'로 꼽히는 경부축 주거벨트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광교ㆍ동탄2신도시 등 경부축 주거벨트의 핵심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에 수 십만 명의 청약 신청자가 몰리면서다.

지난 7월 1월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광교 더샵)에만 2만3232명이 청약했다. 2006년 판교신도시를 강타한 '청약 광풍'이 재현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 마저 나온다. 블랙홀처럼 투자자들을 빨아 들이는 경부축 주거벨트 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487대 1, 493대 1. 복권 당첨 확률이 아니다. 최근 경부축 주거벨트(경부고속도로 주변 주거 밀집지)인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최고 청약 경쟁률이다. 이처럼 요즘 경부축 분양시장이 뜨겁다. 기존 집값과 땅값도 들썩인다.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데다 광역철도(GTX) 등 개발호재도 많아서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특히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권 진입이  쉽다는 점이 실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는것 같다”고 분석한다.

경부고속도로 주변 5㎞ 권역…성남ㆍ용인 등 대표적

경부축 주거벨트는 한남대교 남단 기점 13.6㎞ 지점에서 부터 33.4㎞ 지점(판교IC~기흥IC 구간)에 이르는 총 연장 19.8㎞ 구간의 경부고속도로 양쪽 주변 5㎞ 권역을 일컫는다. 성남ㆍ용인ㆍ수원ㆍ화성 등이 이 권역에 포함된다. 현재 이 권역에만 분당ㆍ판교ㆍ광교ㆍ동탄 등 모두 4개 신도시와 20여 개의 크고 작은  택지개발지구가 몰려 있다.

경부축 주거벨트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분당신도시에서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 1990년 초반부터다. 이때 분양한 분당신도시 우성ㆍ청구 등의 아파트가 최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자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어 2006년 판교신도시에서도 분양 대박이 터졌다. 당시 민간분양 아파트 동시분양에서 전용 85㎡ 이하 주택형이 최고 207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판교는 특히 주변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까지 했다. 판교 분양의  영향으로  주변 지역 집값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판교 인근 분당ㆍ용인권의 경우 2006년 정부가 집값 선도 지역으로 지목한 7개 지역인 '버블세븐'으로 꼽혔을 정도로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 특히 용인 아파트값 상승률은 2005~2006년 수도권 평균(33.6%)의 두 배에 가까운 56.9%를 기록했다. 이때부터 경부축 주거벨트에는 '수도권 주거1번지' '분양 핫 라인' '분양 보증수표' '고속분양도로' 등과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싼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경부축 역시 수요자 관심에서 벗어났다. 미분양 아파트가 줄을 이으면서 한때는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집값도 고점 대비 반토막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경부고속도로 주변 광교ㆍ기흥역세권ㆍ동탄2신도시 등에 청약 열풍이 몰아치면서 경부축 주거벨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4월 경부고속도로 인근인 용인 기흥역세권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기흥은 13.62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비슷한 시기 반도건설이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가 최고 493대 1의 경쟁률로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최근에는 경부축의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광교신도시에서 광교 더샵 아파트가 최고 107.8대 1의 경쟁률로 완판돼 화제가 됐다. 경부축 기존 집값도 상승세다. 판교ㆍ광교 등에서는 아파트 별로 최대 2~3억원 정도의 '웃돈'이 붙었다.

올 들어 기흥역세권 등 완판 잇따라

경부축 주거벨트가 인기인 것은 뛰어난 서울 강남권 접근성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나 용인∼서울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대한민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다는 강남권까지 20∼30분대면 갈수 있다. 최근 전철 등 교통망이 속속 확충되고  있는 점도 경부축 아파트 청약 열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특히 2011년 죽전역에서 기흥역을 연결하는 분당선 연장선 개통으로 분당(판교)까지 20여분 정도면  오갈 수 있게 된 기흥역세권에 수요자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이 지역 교통망은 앞으로 한층 더 좋아질 전망이다. 내년 2월 신분당선 1단계  연장선인 정자~광교 구간(12.8㎞) 개통이 예정돼 있고 KTX 수서~평택선도 내년 중에 개통된다. 용인을 지나는 제2경부고속도로, 서울 삼성동과 화성 동탄신도시를 연결하는 광역급행철도(GTX)도 각각 올해와 2017년에 착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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