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정규직 고용 늘린다…‘반 롯데 여론’ 진화에 총력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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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정책본부의 모습. 이현택 기자

경영권 분쟁 여파로 사회적 반감이 커진 롯데그룹이 일자리 대폭 확대라는 진화 대책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7일 오는 2018년까지 신입사원(정규직 전환형 인턴사원 포함) 2만4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4150명을 뽑았던 그룹 신입공채 인원은 올해 5200명으로 늘리고 2018년에는 연 7000명을 선발하게 된다.

롯데는 또 5년 내 고용인원의 절대적인 숫자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9만5000명 가량인 국내 직접고용 임직원 수를 2020년까지 지금보다 60% 늘어난 15만5000명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롯데정책본부 김민석 책임은 “해외사업 확대와 kt렌탈 등 신규 계열사 인수, 복합쇼핑단지 건설 등 국내 사업 확대로 앞으로 신입은 물론 경력사원의 채용 수요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견이나 협력업체 등 간접 고용까지 합하면 현 13만명의 4.5배 수준인 59만명으로 늘어난다. 여성 채용비율도 40%(기존 35%)로 높였다.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은 “국가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채용 규모 확대의 배경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롯데 제품의 불매운동이 이는 등 커진 사회적 반감을 달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롯데 계열사들은 또 광복절인 오는 15일을 전후해 다양한 이벤트도 펼친다. 롯데물산은 지난 6일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 70층 높이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했다. 롯데홈쇼핑은 7·11·13·14일 등 총 4일에 걸쳐 모피·가죽코트·부츠 등 겨울철 인기 아이템을 최대 60% 할인하는 ‘8월의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을 진행한다.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말까지 냉장고 할인 판매를 하고, 구매 고객 중 1390명에게 50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경품을 지급한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선 이날도 롯데의 '손가락 경영'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민연금이 롯데그룹에 6.9%를 투자하고 있는데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 빠졌다”면서 “국민연금에서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와함께ㆍ금융소비자원 등 시민단체들은 물론이고 소상공인연합회까지도 롯데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그룹 내부 임직원들의 불만도 문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연봉이 짜다는 세간의 평을 많이 받았다. 기업경영정보 사이트 CEO스코어 집계 결과에서도 롯데는 10대 그룹 중에서 기업 규모로는 5위지만, 1인 평균 급여는 가장 적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는 “롯데쇼핑 소속 판매 여사원들과 식품 쪽 계열사의 연봉이 작아서 그렇지 다른 계열사들은 대기업 5위 수준”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처우 개선 주장을 본격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올해는 연봉 인상조차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롯데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관례적으로 노사 임금 협상은 매년 하반기에 진행해 올해 인상분을 소급해 지급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각종 현안이 미뤄져, 노사 임금 협상도 지지부진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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