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사이다 할머니 거짓말 탐지기 '허위 진술'

중앙일보

입력

"사이다에 살충제(농약)를 섞지 않았다"며 범행을 일관되게 부인해온 상주 ‘살충제 사이다’ 사건의 피의자 박모(83) 할머니 진술이 ‘허위’라는 검찰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지검 상주지청 관계자는 7일 “지난달 30일과 31일 박 할머니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와 심리 분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허위 진술을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말했다. 범행을 부인하는 진술 자체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앞으로 7일 이내에 박 할머니를 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후 곧바로 박 할머니를 불러 범행 과정과 동기 등에 대해 추가 진술을 받았다. 또 최근 의식을 되찾은 피해 할머니를 상대로 박 할머니의 사건 당일 행적 등에 대해 조사했다.

박 할머니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할머니가 사이다에 살충제를 넣었나요’라는 대검 분석관의 질문에 “그렇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다음날 이뤄진 심리·분석 조사에서도 덪에 걸린 동물 그림을 보여주는 대검 분석관에게 비교적 정확하게 자신의 심리 상태와 그림을 본 감정 등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 탐지기와 심리 분석 결과는 법정에서 공식 증거로는 인정받지 못하며 수사 참고자료로만 활용된다.

박 할머니는 지난달 14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례1리 마을회관 냉장고 있던 사이다에 살충제를 섞어 6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됐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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