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달러 지폐에 첫 여성 인물 주인공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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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 10달러 지폐에 들어갈 인물 선호도 조사에서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 여사(1884∼1962)가 1위를 차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론조사 기관 마리스트폴이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12년간 대통령 영부인을 지낸 루스벨트 여사가 27%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2위(17%), 1800년대 초 미국의 서부 탐험대를 인도했던 원주민 여성 새커거위아가 3위(13%)를 차지했다. 새커거위아는 현대 1달러 동전에 새겨져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루스벨트 여사는 영부인이기 이전에 미국의 저명한 여성 사회운동가로 활약했다. 남편 루스벨트의 정치 생활을 지원하면서도 여성, 인권 문제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했다. 1945년 남편이 죽은 이후에도 국제연합 주재 미국 대표를 역임하며 세계인권선언의 기초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현재 10달러 지폐에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이 새겨져 있다. 현재 미국 지폐에 새겨진 인물들은 1929년 이후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현행법에 따라 오직 사망한 사람만이 화폐에 새겨질 수 있으며 현재 지폐 속 인물들은 모두 남성들이다. 1891년부터 1896년까지 유통된 1달러짜리 은(銀) 태환 지폐에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영부인 마사 워싱턴이 새겨진 적이 있었다.

지난 6월 미국 정부는 여성 참정권을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9조의 시행 100주년을 맞는 2020년부터 10달러 지폐에 여성을 새겨넣기로 결정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사진1 루스벨트 대통령 부부 [AP=뉴시스]
사진2 엘리노어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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