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브라질 악몽’의 장본인 바히드 할릴호지치(62·알제리) 감독과 다시 만난다.
한국은 5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에서 일본과 2015 동아시안컵 2차전(JTBC 단독생중계)을 치른다. 일본 사령탑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알제리를 이끌고 한국에 2-4 참패를 안긴 할릴호지치 감독이다. 당시 그는 선발 5명을 바꾸는 파격 전술로 한국 축구를 농락했다. 경기 후 손흥민(23·레버쿠젠)은 분한 마음에 엉엉 울었다.
부임 후 첫 한·일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61) 한국대표팀 감독은 4일 “상대를 신경 쓰기보다 우리 것을 잘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한·일전이 중요한 건 내가 강조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축구협회는 알제리를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은 할릴호지치 감독을 지난 3월 연봉 2억5000만엔(약 23억 원)에 영입했다. 나카타 히데토시(38·은퇴), 나카무라 슌스케(37·요코하마) 등 플레이메이커를 앞세워 패스 축구를 했던 일본은 할릴호지치 부임 후 몸싸움을 중시하는 팀 컬러로 바뀌었다. 할릴호지치 감독 체제에서 3연승을 달렸던 일본은 지난 6월16일 싱가포르(FIFA랭킹 154위)와 0-0으로 비긴 데 이어 지난 2일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북한(129위)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 언론은 ‘숙적 한국에 패하면 어떤 핑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전 선발명단에 대해 “감독이 선수들 전체를 믿는지 일부만 믿는지 경기 당일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전 베스트11과 상당히 달라질 것을 예고한 것이다.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와 정우영(26·빗셀 고베)·김민우(25·사간도스) 등 일본 J리거 5명 등 ‘지일파(知日派)’가 극일 선봉에 설 전망이다. 1m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7·울산)도 선발출전이 유력하다. 신장 1m82㎝인 일본 중앙수비 마키노 도모아키(FC 도쿄)와 모리시게 마사토(우라와)를 제압하기 위해서다. 한·일 역대 전적은 40승22무14패로 한국이 앞서지만 2010년 이후엔 2무2패로 열세다.
우한=박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