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하느니 못한 신동주 100% 일본어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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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한 것은 아버지의 뜻이다.”

 “(신영자 이사장은) 중립이다.”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방영된 KBS 뉴스9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시청자들은 자막을 보고서야 말뜻을 이해했다. 그가 모든 인터뷰를 일본어로 했기 때문이다.

  이후 인터넷 공간이 후끈 달아올랐다. 특히 “실망했다”는 소감이 많았다. 한국인이 세운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꿈꾸는 사람이 정작 한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까닭이다.

 질문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답변도 노트북 컴퓨터에 미리 써 둔 글을 읽는 수준에 그쳤다. 네티즌들은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지시서’도 화제로 삼았다.

신동빈(60) 롯데 회장 등에 대한 해임을 담은 이 지시서엔 신동빈 회장은 시게미쓰 아키오(重光昭夫),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시게미쓰 히로유키(重光宏之)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표기돼 있었다.

  대학생 한설이(22·서울여대 언론홍보학4)씨도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한국 국적인데 우리말을 못한다는 게 잘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스피치 전문가인 최영미(전 KBS 아나운서) 나비스피치 원장은 “공영방송에서 한국인이 일본어로 인터뷰를 하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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