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은 2등…상승률은 1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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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시가총액은 밀려도 주가는 더 오른다-. 최근 업종별 '2등주(6월 5일 현재 시가총액 2위인 기업)' 가운데 실적 호전에 힘입어 1등주보다 주가가 더 오르는 종목이 늘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3월 17일~6월 5일 14개 업종의 1, 2등주 주가를 조사한 결과, 철강.보험.증권.은행.제지 등 5개 업종에서 2등주가 더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업은 INI스틸(이하 상승률 64%)이 POSCO(20%)를 앞질렀다.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큰 INI스틸은 건설경기 호조로 형강.봉강 등의 판매가 늘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

교보증권 조봉현 연구원은 "INI스틸의 경우 지난해 증가한 건설관련 수주가 올 상반기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으나, POSCO는 중국에 수출하는 열연강판 가격이 1분기에 많이 떨어진 영향으로 주가가 덜 올랐다"고 말했다.

보험업은 실적이 좋은 현대해상(87%)이 삼성화재(41%)보다 많이 올랐다. 현대해상은 4월 순이익이 전년보다 1백85% 증가한 1백21억원을 기록했으나, 삼성화재는 11% 줄어든 3백72억원이었다.

우리증권 이승주 연구원은 "현대해상이 선도주에 못지 않은 수익성을 갖춘데다 주가가 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은행업에선 우리금융지주(55%)가 국민은행(15%)을 제쳤다. 우리은행은 1분기 중 업계 최고인 2천51억원의 순이익을 내 국민은행(7백39억원)을 앞질렀다.

은행주들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안좋아졌고, 카드채.SK글로벌 사태 등에도 불구하고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증시 수급 등 시장 에너지가 충분치 못한 상황에서 단기 수익률을 높이는데 주력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싼 2등주를 많이 샀다"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고 있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보기는 어려워 당분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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