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전협정 체결일 앞두고 대미ㆍ대남 공세 강화하며 내부결속 다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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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승절’이라고 주장하는 7월27일 6ㆍ25 정전협정을 앞두고 대남ㆍ대미 공세를 강화하며 내부결속을 다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5일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변인 담화를 내고 연평도·백령도에 대한 조준사격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이 성명은 “최근 남조선 괴뢰 호전광들이 백령도와 연평도 일대에서 매일같이 광란적인 포사격 훈련을 감행하고 있다. 이 모든 군사적 도발의 배후에 미국이 서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발 본거지들이 우리 군대의 무차별적인 직접조준사격권 안에 들어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6·25 정전협정 체결 62주년인 27일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비난의 날을 세우는 모습이다.

북한군은 앞서 24일엔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 광장에서 대대적인 반미 결의 대회를 열었다. 육해공군 및 전략군(로켓 운용군) 장병들을 모아놓고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 및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 군 지도부가 대거 참석한 반미 집회다. 리 총참모장은 연설에서 “미제를 우두머리로 하는 제국주의 연합세력을 처물리친 영웅적 군대”라고 북한 군대를 스스로 추켜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막말 공격으로 남측에 대한 비난 릴레이도 이어갔다. 북한 전국연합근로단체 대변인 명의로 25일 나온 성명은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동결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현 북남(남북)관계를 수습하기 위해서”라며 박 대통령의 입을 “용접해버려야 한다”는 거친 표현을 동원했다. 북한의 박 대통령 실명 비난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그 수위가 최근 도를 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최근 우리 정부와 최고 지도자를 비난하는 구태를 보인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체제 내부 결속에 나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제4차 전국노병대회가 25일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성대하게 진행됐다”며 김 위원장이 축하연설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황병서 총 정치국장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 군 지도부와 항일투사와 전쟁 노병 등이 참가한 행사다. 김 위원장은 여기에서 6ㆍ25 참전 노병의 애국심을 본받으라며 청년세대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조국수호정신은 새 세대들이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인 노병들에게서 넘겨받아야할 가장 귀중한 유산”이라며 “우리 당은 자라나는 새 세대들, 청년들을 조국수호정신으로 무장시키는데 특별한 주목을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정부 관계자는 26일 “배급제가 무너지고 장마당세대가 등장한 시대에 정권에 대한 충성도가 약해진 신세대의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최익재ㆍ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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