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IS 첫 공습 … 미군에 자국 공군기지 사용도 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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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의 폭탄 치킨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닭에게 폭발물을 묶어 폭탄 테러를 감행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암탉의 몸통에 사제 폭발물과 원격조종장치가 흰색 천으로 꽁꽁 묶여 있다. [사진 데일리메일]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에 소극적이었던 터키가 처음으로 IS 공습을 감행했다.

 터키 총리실은 24일 성명을 내고 “경찰력 5000명과 F-16 전투기를 투입해 IS 주요 거점들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새벽 터키 남동부 디야르바키르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터키군 전투기 3대는 시리아 내 IS 시설 3곳을 향해 유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총리실은 “전투기들은 공습 목표를 모두 명중시킨 다음 무사히 기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터키 도안통신은 “이번 공습으로 남부 킬리스와 인접한 시리아 하바르 마을이 공습을 받아 IS 조직원 3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간 대(對)IS 전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꺼려 온 터키가 첫 공습을 감행한 건 최근 IS와 충돌이 잦아지면서다. 23일 킬리스의 터키군 초소에 IS 조직원 5명이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 터키군 하사관 한 명이 사망했다. 지난 20일에는 터키 남부 쿠르드족 지역인 수루치에서 터키인 IS 조직원이 자폭 테러를 감행해 3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수도 앙카라 등에서는 터키 정부의 IS 대응을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터키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IS 공습에 나선 미군에 자국 내 공군기지 사용도 허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2일 전화회담에서 인지를릭 공군기지, 디야르바키르 공군기지 사용과 터키군 활용 등에 전격 합의했다. 뉴욕타임스는 23일 “터키의 이번 결정은 미군의 작전 능력을 향상시킬 ‘게임 체인저’”라고 전망했다. 터키는 그동안 IS 공습에 참여해 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부해 왔다. 미국은 터키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기지 대신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이라크·요르단 등지에서 폭격기를 띄울 수밖에 없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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