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 전남지사,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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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기자회견을 했다. 박 전 지사는 "새정치연합의 현 모습은 민주당 분당 이후 누적된 적폐의 결과"라며 "특정세력에 의한 독선적이고 분열적인 언행, 국민과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이익 우선, 급진세력과의 무원칙한 연대, 당원들에 대한 차별과 권한 축소 등 비민주성 등으로 국민과 당원은 신뢰를 거뒀다"고 말했다. 탈당을 한 박 전 지사는 신당 창당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지사를 3번 역임한 박 전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냈다.

다음은 탈당 회견 내용.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저는 오늘 그동안 몸담았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고자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서 국민들에 의해 이미 사망 선고를 받았습니다.

오늘 제 결정은 제1야당의 현 주소에 대한 저의 참담한 고백이자 야권의 새희망을 일구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는 제가 거론할 필요가 없이 그동안 많이 분석되고 지적되어 왔습니다.

오늘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은 국민의 힘으로 역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룩하고 또 정권을 재창출했던 민주당이 분당된 이후에 누적된 적폐의 결과입니다.

특정세력에 의한 독선적이고 분열적인 언행, 국민과 국가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행태, 급진세력과의 무원칙한 연대, 당원들에 대한 차별과 권한 축소 등 비민주성, 국민과 당원들은 실망하고 신뢰를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사 퇴임 직후인 작년 7월 초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패배했으면 좋겠다" 이런 당원들의 얘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지난 2월 초에는 "시민들이 신당을 요구하고 있다"는 당원들의 말에 더욱 놀랐습니다.

열성당원들이 당을 버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갈 길은 복잡하고 험난합니다. 집권여당이 이 길을 개척하는데 실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그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평생 한 당을 사랑해온 당원이 이런 고백을 하면서 당을 떠나고자 하는 비통한 마음과 결정을 잘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제 결정이 한국정치의 성숙과 야권의 장래를 위해서 고뇌하시는 많은 분들게 새로운 모색의 계기를 바랍니다.

사진·글 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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