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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2기 … 수도권 많고, 계파색 엷고, 정치적 인연 깊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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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당 지지 기반이 강한 영남에서 당선되기가 쉬운 만큼 어려움을 뚫고 당선한 수도권 의원들이 소중하다는 의미였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도 “우리 당은 수도권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내년 총선을 9개월 앞둬 사실상 총선 체제라고 볼 수 있는 새누리당의 당직 인선이 14일 발표됐다. 김무성 대표 체제 2기다. 당직 인선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비영남’ 무계파’ ‘김무성의 사람들’이었다.

 당의 간판을 차지한 신임 당직자들은 대부분 비영남 수도권 출신이었다. 특히 원유철 원내대표(평택), 황진하 사무총장(파주), 박종희 사무2부총장(수원), 김영우 수석대변인(연천-포천·유임)이 모두 경기도 출신이다.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 배려 케이스로 김정훈 정책위의장(부산 남갑)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대구 달서병) 정도가 임명됐을 뿐이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공략에 성공해 반드시 과반 의석을 달성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신임 당직자들은 일부의 경우 친박계에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계파 색채가 엷은 탈계파 인사가 많다.

김 대표가 13일 “탕평인사를 하겠다”고 예고한 대로다. 신임 당직자 중 황 총장, 조 원내수석부대표, 이장우·신의진 신임 대변인과 박 부총장 등은 범친박계 인사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채는 엷다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박종희 부총장은 서청원 최고위원과 가까워 굳이 따지면 서청원계로 분류된다.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적극 요구했던 이 대변인은 2012년 이후 새롭게 형성된 ‘충청 친박’이면서 이완구 전 총리와도 가깝다.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 홍문표 사무부총장 등은 비박계로 분류된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 정책위의장은 당시 초선 시절에 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폭탄주를 대신 먹어주던 ‘흑기사단’의 한 명이다.

 김 대표 2기 인선의 마지막 키워드는 ‘김무성의 사람들’이다.

당초 사무총장으로 유력시되던 한선교 의원 대신 황진하 의원 쪽으로 방향이 틀어지자 당내에선 “김 대표가 ‘유승민 사태’ 이후 친박계에 밀리고 있다”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 “계파색이 엷은 당직자들 대부분이 김 대표와 가깝다. 숨은 승리자는 ‘무대’(김 대표의 별명)”라고 말하는 의원이 많다. 실제로 황 총장과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모두 ‘원조 친박계’로 김 대표와 인연이 깊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통과 과정에서 김 대표와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며 보고했고, 김 대표는 그의 추진력을 높이 샀다고 한다. 김 대표의 대학(한양대) 후배인 김 정책위의장은 김 대표가 4선을 지낸 지역(부산 남을)의 옆 지역구(부산 남갑)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번 인사의 숨은 2인치는 홍문표 사무1부총장”이라고 말했다. 공천 업무 총괄은 사무총장이 하지만 실무는 1부총장이 한다. 홍 부총장은 전신인 신한국당 때인 2000년 사무부총장을 맡아 당시 이회창 총재의 ‘개혁공천’을 주도했다. 공천 탈락자들이 그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오물을 뿌리고 가족들의 신변을 위협했지만 꿈쩍하지 않아 당시 “대단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그때부터 홍 부총장을 눈여겨봤다고 한다.

이가영·정종문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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