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최태웅 … 2경기 만에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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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최태웅(39·사진) 현대캐피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조용히 박수를 쳤다. 감독으로서 첫 승리를 거뒀지만 표정이 덤덤했다.

 현대캐피탈은 14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3-1(25-23 25-18 18-25 25-20)로 이겼다. 주포 문성민이 부상으로 원포인트서버로만 뛰었지만 송준호(20점)와 박주형(15점) 등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1승1패가 된 현대캐피탈은 준결승 진출 가능성을 살렸다.

 선수 시절 ‘컴퓨터 세터’로 불렸던 최 감독은 김세진(41·OK저축은행 감독)·신진식(40·삼성화재 코치) 등과 함께 삼성화재의 전성기를 이끈 멤버다. 2010년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뒤에는 림프암을 극복하는 투혼을 보였다. 그는 2014~15시즌이 끝난 뒤 선수 은퇴와 동시에 감독으로 선임됐다. 프로배구 사상 첫 사례였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프로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개혁의 첫 작업은 최 감독 선임이었다. 부상선수가 많아 9명만 데리고 이번 대회에 나선 최 감독은 “첫 승을 올리면 아주 기쁠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은 아니다”며 미소지었다.

 최 감독은 한국 배구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스피드 배구’를 시도하겠다고 선언했다. 리시브의 정확성을 포기하더라도 세터 위로 공을 높이 올리면 세터가 빠르게 올려주고, 공격수는 스피디하게 때리는 패턴이다.

 최 감독은 “물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현대캐피탈은 10년 동안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자부심을 가지고 한국 배구를 이끌어보자는 마음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도헌(43) 신임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을 3-0으로 꺾고 2연승을 달리며 B조 1위로 올라섰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3-0으로 꺾었다.

청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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