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유로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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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요즘 ‘유로존’이 시끄럽다고 하죠. 유로존은 ‘유로(EURO)’라는 통화를 단일화폐로 사용하는 19개 국가를 한데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유로’ 는 유럽연합(EU)의 단일화폐입니다. EU 소속 국가가 모두 유로존에 포함돼 있지는 않아요. 28개 EU 회원국 중 유로를 쓰지 않는 국가들은 유로존에서 제외됩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영국이죠. 영국은 EU 회원국이지만 ‘파운드’ 라는 자국 화폐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와 같은 유로존 국가를 오고 갈때는 환전을 안해도 되지만 영국에 가면 유로를 파운드로 바꿔야 합니다. 스웨덴, 덴마크, 폴란드 등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EU 소속이지만 유로 대신 자국 고유의 화폐를 쓰고 있어서 유로존 국가가 아닙니다.

 유로존은 1999년 11개 국가로 처음 탄생했습니다. 2001년에는 그리스, 2007년 슬로베니아, 2008년 키프로스와 몰타 등이 차례로 유로존에 합류합니다. 2014년 기준으로 유로존의 총 국내총생산(GDP)은 약 12조7500억달러입니다. 세계 전체 GDP의 약 17%를 차지합니다. 미국(22%) 다음가는 규모입니다. 3위는 중국(13%)입니다.

 화폐 단일화를 통해 유로를 미국 달러보다 더 가치 있는 화폐로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정치·경제적 통합이 유로존의 야심입니다. 미국, 중국을 뛰어넘는 단일체제를 만들려는 꿈이 담겼죠. 하지만 이번 그리스 사태에서 보듯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독일과 같은 부자나라와 그리스처럼 빚더미에 앉은 국가가 같은 화폐를 쓴다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독일의 GDP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1435억달러로 세계 4위고 그리스는 2071억달러로 43위입니다. GDP 차이가 15배가 넘네요.

 세계 경제 사정이 좋을 때는 괜찮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나빠지자 유로존 내 허약한 국가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았습니다. 경제가 조금 불안해도 유로화를 쓰는 덕에 환율 변동이 크지않고 싸게 자금을 빌릴 수 있었던 그리스·아일랜드·스페인·포르투갈·이탈리아 등에서 부실이 줄줄이 터진 것이죠. 지금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하나의 유럽’이라는 꿈을 달성하기가 쉽지만은 않겠네요.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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