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내에서 터져나온 자조 “새누리당은 주식회사, 새정치연합은 자영업자 연합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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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주식회사다.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우리 당은 자영업자 협의회 같다. 누구를 (대표로) 세워도 이견이 생긴다."

지난 12일 오후 10시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회의실. 당 최고위원회·사무총장을 폐지하자는 '김상곤 혁신위' 안을 놓고 지도부와 혁신위가 회의를 연 자리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이 이렇게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날 혁신위 방안을 놓고 찬반 논란을 벌였다. 여권이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거취를 놓고 충돌하는 기간에 새정치연합 역시 친노·비노로 갈려 갈등을 빚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이 자영업자 협의회 같다는 이 최고위원의 말은 리더십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세가 모두 부족한 새정치연합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선 또다시 충돌이 빚어졌다. 최재성 사무총장 선임에 반발해 최고위원회 회의에 불참해오다 이날 복귀한 유승희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표를 비판하고 나서자 이용득 위원이 반박하면서다.

유 최고위원은 “당헌에 법률안과 당 주요 정책 및 당무에 대해 최고위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돼있다. 사무총장 및 전략홍보본부장과 디지털소통본부장도 당 대표가 최고위 의결을 거쳐 임명하도록 됐는데 당헌을 무시하고 주요 법안과 정책의 최고위 의결 등을 생략한 관행에 대해 당 대표의 사과와 시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모처럼 나온 분이 당 대표를 또 겨냥하니 우리가 공동의 지도부로서 전 당원과 국민을 리드해 나갈 수 있는 집단인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제도나 혁신안의 문제가 아니고 사람이 문제다. 국민들은 분파와 싸움판이 꼴 보기 싫다는 것 아닌가. 내 탓이란 정신이 있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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