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리 PGA 투어 첫 승

중앙일보

입력

‘골프 신동’으로 불렸던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니 리(한국명 이진명)는 6일(한국시간) 미국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올드화이트TPC(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13언더파로 데이비드 헌(캐나다) 등 4명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첫 홀 경기. 버디를 낚은 대니 리와 헌은 파를 한 케빈 키스너와 로버트 스트렙을 따돌렸다. 대니 리는 17번홀(파5)에서 이어진 연장 두 번째 홀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3온에 성공한 뒤 버디 퍼트를 핀 30cm 옆에 잘 붙여 파를 기록했고 보기에 그친 헌을 따돌렸다.

대니 리는 8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간 교포다. 티칭프로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이듬해부터 골프를 시작해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골프 신동’으로 불렸다. 그는 리디아 고보다 먼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린 뉴질랜드 출신의 아마추어였다.

2008년에는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18세 1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당시 대니 리의 기록은 타이거 우즈(미국)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당긴 것으로 큰 화제였다. 위풍당당하던 대니 리는 2009년 2월 유러피언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18세 213일의 나이로 정상에 오르며 유러피언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아마추어 랭킹 1위로 그해 마스터스까지 밟은 그는 폭발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로 전향했다.

하지만 프로 전향 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2011년 2부인 웹닷컴 투어에서 우승컵을 차지했을 뿐이다. 97번의 PGA 투어 대회에서 2014년 푸에르토리코 오픈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는 OHL 클래식 공동 3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그러나 톱10에 3번 드는 등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98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컵에 키스했다. 대니 리는 “그 동안 우승 문턱에 가까이 갔는데 이제야 결실을 맺었다. 정말 놀랍고 비로소 우승 맛을 알 것 같다”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대니 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120만6000달러(약 13억5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또 가장 좋아하는 코스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16일 개막하는 디 오픈 출전권도 확보했다. 대니 리는 한국계로 케빈 나, 앤서니 김, 존허, 제임스 한에 이어 다섯 번째 PGA 투어 우승자가 됐다. 한국 국적의 선수가 PGA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최경주와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 등 4명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올라 한국인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박성준은 최종일 5타를 잃고 6언더파 공동 37위로 밀려났다. 1타 차로 공동 선두를 추격했던 노승열도 공동 37위로 대회를 마쳐 상위 12명 중 디오픈 출전권이 없는 4명에게 주는 디오픈행 티켓 확보가 물거품됐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종일 다시 3타를 줄이는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공동 32위를 차지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사흘 동안 언더파를 치면서 디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을 다소 회복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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