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빠진 카자흐 처녀 … 파독 간호사 할머니 숨은 조연 자원봉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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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출신 자원봉사자 팍 야나, 이잣 아이다, 무하멧칸 쌀따낫(왼쪽부터).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 개막일. 대회의 주인공인 선수들만큼이나 분주한 이들이 있다. 1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다. 메르스 여파에도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6만2000여명이 지원했다. 이 중 선발된 1만명은 교육을 거쳐 외국어 통·번역과 경기·기술·행정·서비스 등의 분야에서 활약한다.

 U대회 자원봉사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김종식(86)씨는 생애 첫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를 맡았다. 김씨는 일본어로 된 책과 잡지를 손에서 놓지 않은 덕분에 최근 치른 일본어 통역능력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최연소 자원봉사자는 초등학교 6학년 석다연(12)양이다. 2년간 캐나다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석양은 광주시가 주최하는 주니어 통역사 선발에서 합격한 실력자다.

 한국 대중음악(K-POP)에 푹 빠진 카자흐스탄 출신 여성 자원봉사자 3명도 눈길을 끈다. 무하멧칸 쌀따낫(22), 이잣 아이다(21), 팍 야나(27)는 외국어 기동서비스반에 속해 러시아어와 카자흐스탄어 통역 봉사를 맡는다. 빅뱅과 엑소 등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세 사람은 K-POP 팬클럽에서 만나 우정을 쌓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됐다.

 각국 대표단 의전을 담당하는 ‘아타셰(attache·통역요원)’도 있다. ‘아타셰’는 프랑스어로 외교 대사들의 손과 발이 되는 수행원을 일컫는다. 이번 대회에는 300명 가량의 아타셰들이 활동한다. 1975년부터 23년간 파독 간호사로 일했던 베버 남순(61)도 아타셰로 활동한다. 독일어와 영어에 능한 그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자원봉사자로 5차례나 활동한 경험이 있다.

광주=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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