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메르스 초기엔 똥볼 많이 찼어야 … 한발이라도 맞는 게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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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민선6기 1년 맞이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은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1일 밝혔다. 재선 후 1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연 박 시장은 “제가 취임한 이후 서울시는 허리띠를 졸라매가며 7조500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갚았지만 이제는 시민의 삶을 위해서, 민생회복을 위해서 재정을 풀어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현재 5000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한 재원 중 일부는 단기차입을 통해서라도 조달해 나갈 것이다. 추경은 서울의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소중한 종잣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과 경제, 관광산업을 살리는 길, 경기활성화에 서울시는 모든 것을 걸 것”이라며 “비록 재정여건은 어려운 현실이지만 빚을 내서라도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데 앞장서고자 한다”고 했다.

이날 박 시장은 외국관광객의 방문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메르스로 인해 발길을 돌린 외국관광객을 다시 서울로 오게 하는 것”이라며 “6월 말 현재 메르스로 인해 방한을 취소한 외국관광객이 14만여명에 달하고, 그에 따른 관광수입 손실분도 1200억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관광여행업계, 숙박업계, 요식업계, 쇼핑업계 등 관광인프라 업계 모두와 함께 손잡고 외국관광객을 다시 서울로 끌어들이는데 온 힘을 쏟을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비즈니스 도시 서울특별시의 명성을 되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를 위해 100억원대 자금을 해외광고에 집중 투입하고, 주요 해외사장에 대한 홍보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동남아와 중국의 도시를 찾아 현지 프로모션과 특별 이벤트를 개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며 메르스 사태에 적극 대응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시의 대응이 지나쳐 혼선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로 ‘똥볼을 찬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박 시장은 “감염병은 초기에 신속함과 강도가 중요해 똥볼을 많이 차야 한다. 헛발이 대부분일 수 있지만 하나라도 맞아 확산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소수자들의 퀴어문화축제와 관련해선 “찬성과 반대에 대해 조금은 긴 호흡으로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런 과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강인식 기자 kang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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