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 자폐 초등생 … ‘때렸다’는 학생 없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아들의 상처라며 부모가 공개한 사진.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자폐아동이 동급생들에게 폭행을 당해 몸에 멍이 들고 성기에 상처를 입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은 폭행을 부인하고 있다. 피해 학생은 있는데 때린 학생이 없는 상황이 빚어지자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폭행을 당한 A군(9)의 부모는 “자폐아인 아들이 ‘체포놀이(한 명이 범인처럼 두 손을 뒤로 잡고 있으면 나머지가 때리는 놀이)’로 위장된 폭행에 끌려다녔다. 어른에게 털어놨다고 정강이를 차이고 성기 끝 부분을 잡아 뜯겼다”고 주장했다. A군의 부모가 가해자를 처벌해 달라며 인터넷에 올린 서명운동 글에는 30일 현재 4만6000여 명이 참여했다. 반면 가해자로 꼽힌 B군(9)의 어머니는 “아이가 폭행하지 않았다는데 인정하라고 할 순 없지 않느냐”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고 ‘학년 말까지 가해 학생들의 접촉·보복 금지, 가해 학생·학부모 특별교육 2시간’ 처분을 내렸다. A군의 부모는 서울시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가해 학생의 전학 ▶학교 측 사과와 담임교사 교체 등을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인권옹호관을 학교에 보내 조사할 예정이다.

신진 기자 j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