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배구이어 축구도 스카우트 잡음|팀 등쌀에 선수등 터질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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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테니스·배구에 이어 축구까지 신인 스카우트를 둘러싼 쟁탈 소동을 빚어 잡음이 그치지 않고있다. 실업·대학팀의 무분별한 선수포섭과 잇속에 휘말린 선수와 부모의 흐리멍텅한 태도가 말썽의 불씨.
이로 인해 남자 테니스국가대표인 유진선, 김봉수는 긴퇴양난의 곤경에 빠져있으며 여자배구유망주 김경희, 윤정혜는 2중 등록에 묵여 자칫하면 자격을 잃을지도 모르는 딱한 처지에 놓여있다.
배구에 이어 축구에서도 선수의 진로를 둘러싼 중재신정을 대한체육회에 요청, 이 처리가 주목 된다.
스카우트분쟁의 발단은 실업, 또는 대학의 유혹에 흔들린 선수나 부모의 동요에서 비롯된다. 배구의 경우 두선수의 2중 동의가 문제의 촛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축구에서도 한 선수가 두학교에 진학동의를 함으로써 싸움이 확대 된것. 축구 유승관 (이리고)은 먼저 건국대에, 다음엔 고려대에 진학동의서를 써준 것으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체육회에 조정 심의를 요청했다.
이러한 일련의 스카우트 잡음은 최근 일부 실업·대학팀이·거액을 들여 선수포섭에 열을 올리면서 부모들이 선수를 상품화, 흥정하려는 데서 야기되고있다.
또한 배구의 경우처럼 학교측은 선수육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업팀에 거액의 지원을 요구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이해가 엇갈려 갈등을 빚게된다. 이에 대해 뜻 있는 체육인들은『학교측이 최근 너무 황금에 눈이 어두워 교육적인 양심마저 저버리고있다. 선수육성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교육자들이 선수들을 상품처럼 여기는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개탄하고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체육회는 학교와 선수부모의 의견이 엇갈려 양쪽동의서와 추천서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 본인의사와 부모동의를 우선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으나 2중 동의서의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있다.

<테니스>
연내에 남자테니스팀을 창단키로 했던 국제가 계속 불투명한 태도를 보여 스카우트대상에 오른 김봉수, 유진선(이상 울산공대), 최종현(명지대)등 3명의 신인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내년 초 벌어질 데이비스컵 동부지역 예선 대 인도네시아전 (1월18∼20일·서울)에 출전할 이들은 스카우트 소용돌이 속에 충분한 훈련을 쌓지못한데다 국제가 약속과는 달리 최종결정을 내리지 않아 매우 초조한 상태다.
김용수와 유진선은 『금년말까지 기다려보고 결론이 나지 않으면 다른팀을 택할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최종현은 『무조건 데이비스컵 예선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만 할 뿐이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불평을 털어 놓았다.
그러나 국제는 대우의 반발이 의외로 거세자 창단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측은 『선수들이 결심을 확고히해야 창단할 수 있다』고 엉뚱한 얘기를 하고 있다.

<축구>
대한 축구협회는 건국대와 고려대의 2중 스카우트로 말썽을 일으킨 이리고 FW 유승관의 진로를 심사해주도록 25일 대한체육회에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4일 선수선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유의 문제를 심의했으나 양교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중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이를 체육회 선수선발 조정심의위원회로 넘겼다.
유에 대한 스카우트 파문은 건국대가 본인과 아버지로부터 진학동의서를 먼저 받아냈으나 1개월 후 고려대가 또 다른 진학동의서를 확보함으로써 일기 시작했다.
유는 지난 4월 건국대에 진학동의서를써 준 후 6월 들어 아버지의 도장을 몰래 새겨 진학동의서와 학교장추천서까지 고려대로 넘겼음이 밝혀졌다.
건국대와 고려대는 지난해에도 창신공고 LK 최대식을 놓고 스카우트 파문을 일으켰으나 본인 의사에 따라 고려대로 진학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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