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기다린 윤중환의 첫 안타, 첫 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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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부모님 앞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낸 SK 외야수 윤중환(25) 이야기다.

27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한화전. 첫 타석에서 라인드라이브로 물러난 윤종환은 5회 말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때렸다. 프로 데뷔 첫 안타. 신이 난 그는 8회에도 좌중간 방면 안타를 때려냈다. 4타수 2안타. 2회에는 2사 1·2루에서 장운호의 타구를 잘 쫓아가 오른쪽 담장 앞에서 잡아냈다. 지난 24일 등록된 뒤 4경기만에 선발 출장에서 8-6 승리를 도왔다.

성남고 출신인 윤중환은 2009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수비가 뛰어난 그는 중장거리형 타자로 발이 빠르고 선구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군복무까지 마친 그는 올 시즌 SK 퓨처스(2군)팀 주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도 있다. 윤중환은 "처음에는 많이 긴장됐는데 막상 나가니까 자신감도 생겼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경기 뒤 축하한다고 전화와 메시지가 많이 왔다. 특히 퓨처스(2군) 코칭스태프가 연락을 줬다. 항상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윤중환은 이튿날 팀 동료들에게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돌려 고마움을 전했다.

윤중환이 닮고 싶은 선수는 팀 선배 조동화다. 그는 "신체조건이 비슷한 동화 형이 내 롤모델이다.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동화형처럼 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첫 안타를 친 방망이도 조동화가 준 것이다. 그는 "(조)동화형과 (이)명기형이 배트를 줬다. 첫 안타를 쳤던 배트는 동화형이 준 배트다. 동화 형이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부터 많이 챙겨주셨다. 신고선수 출신이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하시면서 방도 같이 쓰고 밥도 많이 사주셨다. 명기 형은 퓨처스팀에서 항상 나를 챙겨줬다"고 했다.

첫 안타를 부모님 앞에서 때려 기쁨이 더 컸다. 윤중환은 "부모님이 어제 경기를 보러 오셨다. 정말 기뻐하셨다. 첫 안타 기념구를 드렸는데 케이스를 사서 진열하겠다고 하셔서 더 야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윤중환의 부모님은 케이스를 하나 더 사야할 것 같다. 윤중환은 28일 경기에서는 데뷔 첫 홈런까지 쏴올렸기 때문이다. 0-0으로 맞선 3회 말 팀에 리드를 안기는 값진 솔로포였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