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측근 파워게임場 된 용인 땅] 1차 원매자 강금원씨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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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전 후원회장인 이기명(李基明)씨의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 청덕리 땅 2만여평을 지난해 8월 처음 매매계약을 한 당사자는 부산 창신섬유 강금원(姜錦遠.51)회장인 것으로 4일 밝혀졌다.

姜씨는 이날 자택에서 기자와 만나 "盧대통령 측에서 사달라는 요청이 있어 도와주기 위해 땅을 샀다"며 "계약금과 중도금 등 19억원은 모두 내가 부산은행에서 대출받아 냈다"고 말했다.

姜씨는 이날 부동산 매매계약서와 대금 송금 영수증(자기앞수표 5억원과 14억원 입금 영수증) 등 관련자료도 공개했다.

그는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해 대통령 일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문재인 수석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기명씨에 대해선 "평소 신뢰하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고 여겼는데 왜 말썽의 소지가 있는 땅을 팔려고 해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姜씨는 지난달 30일 용인 땅 매매계약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A4용지 석장 분량의 글을 이날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다음은 姜씨와의 일문일답.

-용인 땅은 어떻게 사게 됐나.

"盧대통령 측에서 매입해 달라는 부탁이 있어 도와주기 위해 샀다."

-곧 계약을 파기했는데.

"盧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그의 부탁을 받아 매입한 땅을 소유하고 있으면 특혜 의혹 등 대통령에게 누가 될 것으로 생각해 내가 먼저 해약하자고 했다."

-매매대금으로 지불한 돈은 누구의 것인가.

"전부 내 돈이다. 부산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5억원은 수표로 보내주고 14억원은 이기명씨 계좌로 송금했다."

-아직까지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하던데.

"계약 파기 후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땅이 팔리면 돌려달라고 했다. 위약금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盧대통령은 당신을 '평소 호의를 갖고 도와주던 분'이라고 했는데.

"7년 전 당시 대통령 집(부산시 광안동)을 사기 위해 그의 집을 들렀다가 처음 만났고, 그 뒤 어떤 모임에서 다시 만나 대화를 해 보니 진솔한 분이어서 친하게 지내게 됐다. (대통령)취임 전엔 자주 만나고 수시로 통화도 했다. 호의를 가지고 도와준 것을 나쁘게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호의를 갖고 도와줬다는 게 무슨 의미인가.

"盧대통령이(장수천)채무를 갚지 못해 보증인들에게 빚이 넘어갔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위 사람들이 선의로 도와준 것이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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