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기숙사 입주 학생 너무 많이 뽑았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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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이 캠퍼스 밖에서 자취하는 학생들에게 500 달러(약 55만원)의 기프트 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교 측의 행정 실수로 수용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기숙사에 배정했다가,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학생들에게 자취 지원금을 제공한 것이다. 한국 대학생들이 대학 내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할 경우 비싼 자취방과 하숙집을 전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ABC방송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의 아메리칸대는 이달 초 학생들에게 e메일을 보내 기숙사 배정 사실을 통보하며, 기숙사를 배정을 취소하는 학생들에겐 500달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취소할 경우 통상 내야 하는 500달러의 위약금을 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은 학교의 대안이 창의적이긴 하나 충분치 않다고 얘기했다. 4학년 새라 프래스턴은 “배정받은 기숙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솔직히 말해서 500달러는 끌리는 제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프래스턴을 비롯한 다른 학생들도 500 달러가 유용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특히 지금 와서 마땅한 자취방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부 신입생들은 기숙사 3인실에 배정된 데 불만을 표했다. 올해 입학할 예정인 시어도어 프래든버그는 "여럿이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비좁은 공간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2013년에 신축 기숙사를 지었고, 현재 캠퍼스 동쪽에 또 다른 기숙사를 짓고 있어 수용 공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엔 수요가 공급을 초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에서 매년 기숙사 부족한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프레스턴은 "신입생 때도 잘 곳이 없어 기숙사 라운지나 친구 방에서 자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얘기했다. 아메리칸대의 기숙사 담당자인 크리스 무디는 "우리는 학생들과 사회에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더 나은 거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유경 인턴기자(연세대 정치외교학과 3년)아메리칸대 캠퍼스 [아메리칸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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