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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감염시킨 76번 환자도 수퍼 전파자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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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메르스 환자는 사망했으나 그에게서 이어진 감염의 고리는 좀처럼 끊기지 않고 있다.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170번 환자(77)는 지난 6일 건국대병원 병동에서 76번 환자(75·여·사망)와 같은 층 병실을 썼다. 76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8번째 환자다.

 76번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갔다가 수퍼 전파자인 14번 환자에게 감염됐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76번 환자를 강동경희대병원에서 건국대병원까지 이송했던 사설 구급차 운전자(70·133번)가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초 환자에서 시작해 수퍼 전파자 14번을 거쳐 76번에 이은 4차 감염이었다. 다음 날엔 이 구급차에 동승했던 구급 요원(37·145번)이 감염자로 확인됐고 15일과 19일을 제외하곤 매일 76번에 감염된 환자가 나오고 있다. 건국대병원에선 같은 병실에 머물렀던 환자 보호자(44·150번)와 X선 촬영을 했던 방사선사(36·168번)가 감염됐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응급실 의사(31·160번), 투석실을 찾았던 환자(79·165번) 등이 76번에게 노출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수퍼 전파자는 폐렴이 심한 상태에서 바이러스 배출을 많이 하며, 폐쇄된 공간에 머무르거나 여러 곳을 옮겨 다니는 특징을 보인다. 76번 환자도 폐렴 증상이 심한 상태에서 5~6일 강동경희대병원과 6일 건국대병원을 거치며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민관 합동태스크포스 즉각대응팀 소속인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76번 환자에 따른 신규 감염자 추이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에 대한 조사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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