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직장 있다면 그 직장 인턴부터 노려라"

미주중앙

입력

오는 10월 아마존닷컴에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로 입사하는 UC어바인 졸업생 브랜든 박씨.

"인턴이야말로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는 지름길이다."

'인턴십 예찬론자'인 브랜든 박(22세.한국명 대순.어바인 거주)씨는 지난 14일 UC어바인을 졸업했다. 전공은 컴퓨터 사이언스. 아직 일자리를 잡지 못한 졸업생들은 다소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박씨는 여행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지난해 가을, 일찌감치 취업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10월 5일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엔지니어로서 아마존닷컴의 서니베일 오피스로 출근한다.

연봉은 10만 달러이며 첫 임금을 받을 때 사이닝 보너스 3만3000달러를 별도로 수령한다. 4년 동안 회사를 다니면 총 7만 달러 가치의 스톡옵션도 제공받는다. 게다가 이사비용 1만 달러도 지원받는다.

대우도 만족스럽지만 박씨는 꼭 가고 싶었던 직장에 취업한 것이 더 기쁘다. 박씨는 "공부나 취업에 왕도는 없지만 인턴 경험은 일자리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씨는 지난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6월 말부터 12주 동안 아마존닷컴 서니베일 오피스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약 100개 기업에 이력서를 보냈지만 인턴십을 허가한다는 답변은 예상 외로 많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마존닷컴에서 연락이 왔다. 전화 인터뷰를 통과한 박씨는 신이 나 서니베일로 갔다.

"소프트웨어 빌딩과 하드웨어 빌딩, 두 곳에서 근무할 인턴이 40명이었다. 가까운 UC버클리 학생이 가장 많았고 스탠포드, 캘폴리 포모나, UCLA는 물론 아이비리그 대학 등 명문대생들이 즐비했다. 런던에서 온 학생도 있었다. 내 기억에 UC어바인 학생은 나 말고는 없었다."

박씨는 어머니 미미 이씨의 당부대로 남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주 45시간씩 브래드 존스 매니저가 부여한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일을 하다가 어느 정도 진전이 되면 매니저를 찾아가 보여주고 조언을 구했다. 휴일엔 동료 인턴들과 파티와 여행도 즐겼다."

인턴 프로그램 마지막주에 박씨는 매니저에게서 이메일을 받았다. '같이 일하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매니저의 지원을 받으니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알고 보니 풀타임 직원 선발 과정은 정말 복잡하고 터프하더라. 난 브래드 덕분에 매우 수월한 과정을 거쳐 합격했다."

박씨는 "꼭 가고 싶은 직장이 있다면 인턴으로 일해 보라. 정말 좋은 곳인지 아닌지도 알 수 있고 인턴 기간 중 쌓은 네트워크가 취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인턴 자리를 얻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박씨가 12주 동안 받은 인턴 급여는 3만2000달러에 달한다. 당연히 인턴십을 얻는 것도 어렵다.

인턴 합격의 특별한 비결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박씨는 고개를 저었다. "학생들은 대개 직장 경력이 없기 때문에 학점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따로 내세울 건 없었다. 기업체 입장에선 학점이 그 학생의 성실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박씨가 인턴 지원을 할 당시 학점을 묻자 "4.0 만점에 3.9점"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역시 공부나 취업엔 왕도가 없다.

임상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