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왕 vs 3점왕 전쟁 … 조던 시절 인기 안부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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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스테이트와 클리블랜드의 NBA 챔프전이 시청률 고공 비행을 하고 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위)와 부진을 딛고 일어난 스테판 커리의 대결 덕분이다. [오클랜드 AP=뉴시스]

‘3점슛의 달인’ 스테판 커리(27·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VS ‘덩크왕’ 르브론 제임스(31·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둘의 명승부가 전 세계 농구팬들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이하 파이널) 단일 경기 TV 시청자 수가 17년 만에 2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6일 ‘NBA 파이널 TV 시청자 수는 1998년 시카고 불스와 유타 재즈의 대결 당시 최고 기록(2900만명)을 세운 뒤 1경기에 2000만명을 넘긴 적이 없다’며 ‘올 시즌 파이널 5차전 시청자 수는 1920만명이며, 통상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자가 늘어나는 만큼 6차전에는 20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커리와 제임스의 스타 파워가 인기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올 시즌 파이널은 클리블랜드가 2·3차전을 이겼고, 골든스테이트가 1·4·5차전을 잡았다. 골든스테이트의 커리와 클리블랜드의 제임스가 장군멍군 하는 모양새다.

 커리는 미국에서 인도 요리 ‘카레’만큼 유명한 농구선수다. 2009년 골든스테이트에 입단한 커리의 특기는 한 템포 빠른, 탄도 높은 3점슛이다. 커리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 3점슛(286개)을 터트려 MVP(최우수선수)에 올랐다. 지난 4월 훈련 때는 3점슛 77개를 연속 성공한 적도 있다. NBA에서 16시즌간 평균 3점슛 성공률 40.2%(통산 1245개 성공)를 기록한 부친 델 커리(51)의 DNA를 물려받았다.

 ESPN은 커리의 영문명과 동일한 음식 카레(curry)가 등장하는 패러디 영상을 만들었다. 이 영상에 직접 출연한 커리는 식당에서 “제가 활약했더니 또 카레가 나오는군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그러자 식당 직원이 “근데 쟤 누구야?”라고 말한다.

 커리는 파이널 2차전에선 부진을 면치 못했다. 3점슛 15개를 던져 13개를 실패했다. 파이널 역대 최다 3점슛 실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스티브 커(50)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마이클 조던(51)이나 팀 던컨(39·샌안토니오)도 부진한 날이 있다”고 커리를 감쌌다. 절치부심한 커리는 5차전에서 3점슛 7개 포함 37점을 몰아쳤다. 그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탈진해 쓰러졌다.

 제임스는 NBA에서 ‘킹(King)’이라 불린다. 호쾌한 덩크슛과 정교한 외곽슛을 가리지 않는다. 2003년 클리블랜드에 입단한 제임스는 우승과 인연이 없자 2010년 TV 쇼에 출연해 “나의 재능을 사우스 비치로 가져간다”는 말로 클리블랜드 팬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2차례 챔프전 우승(2012·2013년)을 이끈 제임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클리블랜드에 첫 우승을 안기고자 하는 사명감 때문에 돌아왔다”며 5년 만에 고향팀에 복귀했다.

 제임스는 이번 챔프전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다. 카이리 어빙(23)이 1차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뒤 홀로 팀을 이끌고 있다. 제임스는 챔프전 5경기에서 평균 36.6점, 12.4리바운드, 8.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5경기 중 3차례나 40점 이상을 넣었다.

 4차전 도중 TV 카메라에 머리를 부딪혀 출혈이 있었던 제임스는 혈액 응고제를 바르고 코트에 나섰다. ESPN은 ‘어느 팀이 우승하든 챔프전 MVP는 제임스에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LA 레이커스 제리 웨스트가 1969년 준우승팀 소속으로 유일하게 MVP를 받은 적이 있다.

 파이널 6차전은 17일 오전 10시 클리블랜드 홈인 퀸큰 론즈 아레나에서 열린다. 커리가 이끄는 골든스테이트가 이기면 40년 만에 정상에 오르게 된다. 클리블랜드가 승리하면 승부는 최종 7차전으로 넘어간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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