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담뱃갑 경고그림’ 혐오감 부각 시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담뱃갑 경고그림’ 중 일부가 지나치게 혐오감을 부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최대의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이 소속 회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아이러브스모킹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도안한 10가지 경고그림 중 가장 혐오스러운 그림’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회원들은 폐손상(25.8%, 복수 응답), 후두암(24.5%), 영유아 간접흡연(20.5%) 이미지를 등을 가장 협오스런 그림으로 꼽았다.

이어 ‘담배에 포함된 독성물질(10%)’ ‘신체손상(5.9%)‘ ‘타인 피해(임산부)(4.8%)’ ‘폐쇄성 폐질환(2.3%)’ ‘치아변색(2.1%)’ 순으로 보건복지부의 경고그림 안을 혐오한다고 응답했다.

이연익 대표운영자는 "흡연과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을 묘사하지 않고, 무차별적 혐오감만 조장하는 것은 문제"라며 "자극적인 경고그림을 일반 국민에게 노출할 경우 '흡연자들은 혐오대상'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어 “담배는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대중적인 기호품인 만큼 소비자의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며 “복지부는 흡연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이러브스모킹은 흡연자들의 의견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동시에 본격적인 경고그림 도입을 위한 시작 단계부터 담배소비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흡연자단체가 반드시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