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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문화교류 ,확대 무력증강 주목하면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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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진희문공장관은 26일 남북한 문화교류를 제의하며 대화의 배후에서 전투태세를 강화하고 무력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도 잊지않았다.
신문·방송의 책임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밝혀진 이같은 발언은 남북대화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재천명일뿐 아니라 대화의 성공과 결실을 바라는 절실한 욕구의 표현이라 하겠다.
남북문화교류는 지난81년에 우리가 제의한바 있고 최근 북한측도 직접·간접으로 문화교류 의사를 밝힌바 있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것이다.
우리측은 고고학·미술학의 공동연구와 교류전시를 포함하여 국어와 전통민속문화·천연기념물등의 발굴·보존·연구를 공동으로 추진하는 문제를 문화교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북한측의 교류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바 없다.
그러나 지난 20일 적십자예비접촉에서 북한이 서울과 평양에서 본회담을 개최할때 그 분위기 조성을 위해 갖자고 제의한 남북 민속교류 공연을 적십자회담과 분리시켜 .문화교류에 포함시킬수 있을것이다.
적십자회담과 민속공연을 굳이 분리시키자는것은 적십자회담의 목적이 남북으로 헤어져 소식조차 모르는 동포들의 고통을 해결키 위한 모임인데 그 고통이 해소되기도 전에 가무가 포함되는 공연을 갖는다는것이 아무래도 어색하기 때문이다.
지금 진행중인 경제회담, 적십자회담과 결렬상태에 있는 체육회담외에 문화교류를 위한 회담까지 추진된다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문화는 남북한이 공유해온 공통의 민족유산일뿐 아니라 그것이 사라져 가기전에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는것은 우리의 절실한 문제다.
더구나 우리 문화의 연구수준에 있어서도 남북한보다는 일본이나 중국에서 더욱 심화·발전돼 있다는 사실은 부끄럽긴 하지만 인정치 않을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중단된 체육회담의 재개와 함께 문화교류회담에도 하루빨리 응해오기를 촉구한다.
그러나 이문공이 지적한바와 갈이 북한이 『대화와 형식논리에 얽매여 대화만으로 그치거나』『평화공세와 폭력노선을 사태에 따라 교체 구사하는 공산주의 적화전술의 기본교리』를 버리지 않는다면 남북대화는 아무 결실도 거둘수 없는 민족에너지의 헛된 낭비에 불과하다.
최근들어 고성능무기를 도입하고 후방 군사력을 휴전선 부근으로 남진 배치한 북한은 지난23일 소련인 망명때는 월경이 금지된 판문점 중앙분계선을 집단적으로 침범, 발포하여 또 한번 그들의 침략성과 무법성·비인도성을 세계앞에 드러냈다.
판문점사건 자체만으로 볼때 그것이 계획된 고의라고는 볼수 없다. 그러나 더 위험한것은 북한이 필요하면 어느때 어느 곳에서나 합의된 약속을 깨뜨리고 무력으로 도발할수 있는 의사와 태세를 항상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
따라서 대화가 진행된다고 해서우리는 북한의 기본 노선에 변화가있다고 환상하거나 안보태세 정신무장을 늦추는 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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